첫 악역 도전 조현재, "극 중 악행에 쾌감"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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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용팔이' 끝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지냈다"

날씨 청명한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현재는 날씨만큼이나 화창한 표정이었다. SBS 드라마 '용팔이' 종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을 하면서 지냈다고 했다.

그는 "먹고 싶은 거 먹고, 야식도 치맥도 많이 먹었어요"라며 촬영하는 동안의 금욕(?) 생활에서 풀어 난 듯 활기차 보였다. "바빠서 못 먹었었죠. 더 큰 이유는, 일 할 때는 편하게 내려놓기가 힘들어요. 늘 준비돼 있어야 하니 콘디션 조절도 신경 써야 하고요. 일 끝나고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용팔이'는 고액의 돈만 준다면 장소, 환자 불문, 조폭도 마다치 않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한여진(김태희)의 악독한 배다른 오빠 한도준 역을 맡아 제대로 미움을 산 조현재는 동생의 계략에 걸려 죽음을 맞이했다. 이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원래 작가님은 끝까지 한도준이 나오는 것으로 하려 했어요. 그런데 사정상 그렇게 되지 않았죠. 개인적으로도 끝까지 나왔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냐고 물으니 조현재는 "마지막에 한여진이 오빠나 고사장(장광)의 환영을 보잖아요. 이때 한여진이 이들을 용서하는 느낌이었어요. 한도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한여진도 오빠를 보내주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 거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2회 연장되면서 급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한도준의 입장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 함께 결정한 부분이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 아쉽네요"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조현재의 연기 경력은 16년. 그런 그에게 이번 한도준은 첫 악역이다. '러브레터' 안드레아, '수백향' 명농 등 그간 선하고 귀공자풍의 연기를 보였다. 첫 악역이 어색할 법하지만 그는 성공적으로 도전을 마무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초반 한도준의 내용에 설명이 좀 부족했어요. 분량도 많지 않아서 표현하기에 부담이 좀 있었죠. 원래는 20대 때부터 센 역할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워낙 반듯한 이미지로 많이들 생각해주셔서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게 '용팔이'로 지금 찾아왔죠.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감사한 일이죠."

더 나아가 밑바닥 인생에 대한 연기를 해보고 싶단다. "반항아나 양아치, 건달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조현재만의 양아치를 대중에게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이번에도 저를 조현재만의 악역으로 봐주셨기에 굉장히 좋더라고요. 이렇게 강한 캐릭터를 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한도준을 연기하며 욕도 많이 먹었지만, 그것이 악역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한 일이었다고. "무섭다, 야비하다 등 그런 이야기들이 즐거웠습니다. 그런 소리 많이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극 중에서 나쁜 짓을 할 때마다 쾌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악행의 쾌감이라니. 어떤 나쁜 짓이 좋았냐고 묻자 조현재는 일단 연기에 한정된 것이라고 분명히 못 박고 이야기를 전했다. "사람을 강제로 눕히고 감금시키고, 유리컵을 머리에 던지고. 이런 영화적인 요소가 드라마에 많이 표현됐어요. 그런 악행들이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웠죠."

쾌감이었지만 미안한 것도 많았다. 특히 극 중 비서실장(최병모)의 머리로 유리컵을 던진 장면은 굉장히 미안했다. "병모형 머리로 유리컵을 던졌어요. 원래 잘 부서지도록 특수 제작된 유리컵이긴 한데, 그중에서도 단단한 부분에 맞았나 봐요. 맞은 부분이 찢어져서 6바늘이나 꿰맸습니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너무 죄송스러웠죠."

이어 그는 "촬영하면서 병모형과는 호형호제하면서 친하게 지냈어요. 그래서 더 죄송했죠. 꼭 형님께 식사 한 번 대접해야겠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형님이 다른 촬영들로 바쁘셔서 시간을 못 내셔서. 다음 기회에 꼭 사드려야겠어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②에 계속

사진=비에스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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