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유지태 아저씨, 만화영화 자막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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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지태(맨 왼쪽)가 아이들을 위한 영화 상영 프로그램에서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인기 배우 유지태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굴욕을 당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일까.

유지태는 5일 오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무대 인사를 나섰는데 관객들이 환호는커녕 주목조차 하지 않았던 것. 그런데도 유지태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넘쳤다. 1, 2층 하늘연극장을 가득 메운 5~7세의 유치원 꼬마 관객 때문이다.

BIFF 씨네키즈 프로그램서
독일 애니메이션 자막 낭독

알록달록한 유치원 단체복을 입고 온 아이들은 지난해부터 BIFF가 시작한 씨네키즈 영화를 보기 위해 하늘연극장을 찾았다. 이들에겐 키 큰 배우 아저씨보다 재미있는 만화가 더 기다려졌던 모양이다.

유지태는 이날 상영되는 독일 애니메이션 '붕붕! 달려라 개구장애 레이븐'의 자막을 읽어주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자막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목소리 연기에 나선 것이다. 80분 남짓 진행되는 자막 읽기는 사실 베테랑 배우에게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유지태는 아이들이 실감 나게 영화를 느낄 수 있도록 수십 개의 캐릭터 목소리를 다르게 표현해야 했다. 그의 엄청난 노력 덕분인지 이날 아이들은 자극적인 영상이 없는 조용한 유럽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든 모습이었고, 상영이 끝난 후 감독에게 수 십개의 질문을 쏟아내 진행자들이 당황할 정도였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 대형 화면의 영화가 주는 따뜻한 정서를 아이들이 경험하게 하고 싶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한편 유지태에 이어 6일 김호정, 7일 문소리가 자막 읽기 서비스에 나선다.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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