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가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룰 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로 정면충돌한 양측은 타협안으로 제시된 공천제도논의 특별기구 구성을 놓고 재차 격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 오늘 공천기구 구성 논의
위원장 인선·계파 배분 쟁점
위원회 명칭 놓고도 기싸움
전략공천 여부 놓고 충돌 예상

황진하 사무총장은 5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특별기구 구성안을 보고할 예정이지만, 전날까지도 인선을 둘러싼 당내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당 관계자는 4일 "구성안 초안에 참여 인사 등 구체안이 담긴 것은 아니다"며 "인적 구성의 계파 간 배분, 특히 위원장직을 누가 맡느냐가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비박계는 통상적으로 당의 공천 사안은 사무총장이 조율하는 만큼 특별기구 위원장 역시 황 총장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 총장은 범친박계로 분류된다.

그러나 친박계에서는 황 총장이 공천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무성 대표와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위원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신 친박계는 최고위원 중 한 사람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친박 성향인 이인제·김태호 최고위원을 거론하는 분위기다.

양측은 특별기구의 나머지 참여인사 구성을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비박계는 현 국민공천제TF(테스크포스) 참여인사들이 공천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점을 들어 이들 위주로 선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박계는 TF 참여 인사가 비박계 위주여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양측은 특별기구 명칭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김 대표 등은 '국민공천 실현을 위한 특별위원회'로 표현하고 있지만, 반면 원유철 원내대표와 친박계 인사들은 '공천제도 결정 특별기구'라고 언급한다. 이는 이번 공천룰 싸움의 핵심인 전략공천 배제 여부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 성격이다.

앞서 김 대표는 "전략공천은 당헌·당규에도 없다"며 특별기구 논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했지만, 원 원내대표는 "백지상태에서 모든 가능성을 논의해야한다"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유승민 정국'에서 유 전 원내대표 사퇴 반대에 앞장섰던 새누리당 재선 의원 10여 명은 5일 회동을 갖고 "당내 일부의 전략공천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모으기로 하는 등 공천룰을 둘러싼 세력 대결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