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일영화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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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 영화주간지 '씨네21' 편집장

올해도 심사위원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극장가의 환대를 받은 흥행작들과 작가적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은 예술적 작품들,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아 그 작품성을 검증받은 영화들로 후보가 오롯이 채워졌기 때문이다.

'부일영화상'은 영화의 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과 더불어 담담히 지난해를 되돌아보는 시상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사를 맡은 남인영, 오동진, 유지나, 전찬일, 주유신, 허문영 위원은 긴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작가적 뚝심과 역량'이냐
'천만 관객, 대중의 열광'이냐
올해도 어김없이 깊은 고민

최우수작품상은 최종적으로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과 최동훈 감독의 '암살'로 좁혀졌다. "무려 15년 만에 내놓은 장편 연출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작가적 뚝심과 역량을 인정하자"는 '무뢰한'과 "거짓말처럼 광복 70주년을 맞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암살'을 향한 시대적, 대중적 열망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최종 표결 과정을 거쳐, 결국 최우수작품상은 '무뢰한'으로 결정되었다. 이어 최우수감독상 또한 '암살'의 최동훈 감독과 '극비수사'의 곽경택 감독이 맞붙는 형국이었으나, 전작들과의 연계성 속에서 감독 개인 역량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곽경택 감독이 더 놓은 점수를 얻었다.

남우주연상은 큰 이견 없이 '암살'에서 작전을 위해 암살단을 불러 모으는 냉철한 임시정부대원 '염석진'을 연기한 이정재를 선정했다. "그가 연기한 이전 캐릭터들과 비교해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을 풍부하게 표현해냈다"는 평가였다. 전 부문에 걸쳐 거의 유일하게 만장일치로 선정한 부문이 최우수여우주연상이다. "얼핏 강해 보이는 여자의 외면 뒤에 자리한 고독과 비애, 굳건한 마음이 흔들릴 때의 미세한 떨림까지 포착한 표정은 한국영화계에서 오직 전도연만의 것"이라는 상찬에 심사위원들 모두 동의했다.

남우조연상은 강제철거 현장에서 어린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철거민 아버지를 연기한 '소수의견'의 이경영에게 돌아갔다. 여우조연상은 온갖 컴플레인과 잔소리에도 꿋꿋이 웃는 얼굴로 일할 수밖에 없는 마트 직원이자, 갑작스레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해고 통지를 받는 싱글맘을 연기한 '카트'의 문정희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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