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90점 이상은 무조건 1등급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르는 수능부터 영어 영역이 9개 등급으로만 구분되는 절대평가로 바뀐다.
교육부가 1일 발표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에 따르면 이 해 수능부터 도입되는 영어 절대평가 점수체계가 100점 만점에 10점 간격으로 등급이 나뉘는 9등급제로 확정됐다.
2018 수능부터 절대평가 전환
원점수 10점 간격 9등급제 구분
현재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
이에 따라 수능 영어 성적표에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없이 원점수가 90점 이상이면 1등급, 89~80점이면 2등급 식으로 9개 등급만 표기된다. 총 45개 문항 중 4개 문항(항목당 2~3점) 안팎까지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행 상대평가는 상위 4%가 1등급, 다음 7%(누적 11%)가 2등급 순으로 9개 등급이 나뉘어 난이도에 따라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될 수 있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4~5개 등급과 9개 등급을 검토한 결과, 등급 간 변별력과 기존 수능 점수체제와의 조화도를 따져 9개 등급으로 결정했다.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과목으로 도입되는 한국사도 앞서 9등급 절대평가로 결정됐다. 현재 수능 과목은 모두 9등급 상대평가로 실시되고 있다.
교육부는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점수 1~2점을 더 받기 위한 불필요한 경쟁이 완화되고 과도한 사교육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또 수능 대비 문제풀이식 수업에서 벗어나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학교 영어 수업도 개선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쉬운 수능' 기조가 계속될 경우 대입에서 영어의 변별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입시기관 분석에 따르면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원점수 90점 이상 응시자의 누적 비율은 23.3%로, 같은 난이도라면 3등급(누적비율 23%)까지 절대평가 1등급이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논술 등 대학별고사에서 영어 비중이 강화되거나 수학이나 탐구 사교육이 과열되는 풍선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대학들은 내년 4월 2018학년도 전형 시행계획 발표를 앞두고 수능 영어의 반영 방식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진학지도협의회 김용호 회장(용인고 교사)은 "변별력이 약화된다고 해도 상위권 대학들은 수시 지원자격으로 수능 영어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학생들은 흔들림 없이 영어와 다른 과목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수·최혜규 기자 edu@ 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