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안심번호 더 언급 않겠다" 일보 후퇴
1일 최고위원회의 등 예정된 각종 행사에 불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점심시간 때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을 나서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박희만 기자 phman@'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던 청와대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확전 자제'로 방향을 고쳐 잡았다.
이날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며 '전면전' 태세를 보였던 김 대표는 오후 들어 "청와대와 공방을 벌일 생각이 전혀 없다"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도 공천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당내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靑과 더 이상 공방 원치 않아"
확전 부담 사실상 '휴전' 선언
靑도 충돌 피하고 관망세로
외형상 양측의 충돌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축소되고 있다.
김 대표가 공천룰 문제를 청와대 측과 사전에 상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만 반박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부산 회동' 회동 결과로 나온 발표문도 청와대에 알렸다고 공개하자 반박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가 지난달 26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하겠다'고 했다"면서 "당시 정무수석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문제가 많다. 반대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이 언론에 배포한 '청와대 관계자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오해에 대한 반론' 자료에 대해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공천룰 문제에 대한 대응에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내에 '공천제도논의 특별기구'를 만들기로 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일단 제동이 걸린 만큼 '공천개입'이라는 비판론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 역시 양측 간 갈등을 끝내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이것(안심번호 공천제)을 가지고 공방을 벌일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제 안심번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휴전'을 선언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당 최고위원회의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군의 날 행사 등에 '시위성' 불참을 강행하며 보였던 태도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김 대표는 "공천권을 국민께 돌려 드리는 우리 모두의 합의만 지켜지면 뭐든지 수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다른 것은 일절 더 공방을 벌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청와대에 밀리면 향후 대권 행보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김 대표는 지금 시점에서 박 대통령과 '정면충돌'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충돌이 '유승민 사퇴 정국'과 닮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에 대해 청와대가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친박(친박근혜)계가 기다렸다는 듯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양식이 '유승민 정국'에 이어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창훈·김종우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