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28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등에 합의를 한 뒤 회동장을 나오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28일 '부산 회동'에서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 도입 의지에 제동을 걸어온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문 대표와 친노(친노무현)계의 손을 들어준 졸작 협상"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文·武 '한가위 합의' 후폭풍

친박 "野 손들어 준 졸작 협상"
김무성 "확정된 것 아냐" 진화

새정연 당내 반응 엇갈려 
주류 "환영" 비주류 "반쪽짜리"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29일 "김 대표가 야당의 프레임에 걸려들었고, 전승한 당이 전패한 당의 공천제도 손을 들어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원내 지도부가 당 대표에 강하게 맞선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만큼 파장이 예상된다.

서청원·이인제·김태호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이번 합의를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 간 정면대결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여야 대표 간 추진해보자고 이야기한 것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안심번호는 정개특위 소위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돼 현재 우리 당 당협위원장 선정 과정에서도 시행 중인 제도"라며 야당 제도를 그대로 수용했다는 친박계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번 합의를 비롯한 총선룰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이번 합의에 대한 새정치연합 내 반발은 미미한 수준이다.

주류 측은 당 혁신안의 내용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비주류 측은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원 정수 등 핵심 사안에 대한 합의가 빠져 '반쪽짜리'라고 평가절하 했지만, 그 내용에 대한 비판보다는 실현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김무성, 문재인 대표가 28일 추진키로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정당이 선거인단을 모집할 때 휴대전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통신사업자가 임의의 일회성 전화번호인 '안심번호'를 제공, 이를 통해 경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오픈프라이머리의 단점인 동원 선거나 '역선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앞서 새정치연합은 안심번호 공천제를 혁신안으로 채택했다.

김 대표는 이번 합의를 통해 '김무성표 개혁'의 상징인 국민 직접 공천의 명분을 챙겼고, 문 대표는 혁신안을 관철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win-win)'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 대표의 이번 합의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의 유력한 대선주자임과 동시에 각각 '친박'과 '비주류'라는 내부의 정적에 둘러싸인 두 사람이 외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한다는 점에서 모종의 협력 관계가 형성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