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마음 '콩밭'에… 김빠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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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마지막 국감 '전반전'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전반기를 마감하는 23일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육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장준규 참모총장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23일 '전반전'을 마무리했지만 '부실 국감'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추석 연휴를 보낸 뒤 다음 달 1일부터 후반기 감사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총선정국·野 '전투력 약화'
'한 방' 없이 말만 번지르르
신동빈 출석 유일한 '성과'
메르스도 공방만 벌이다 파행

후반기 국감은 대부분 지적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종합감사'로 새로운 쟁점이 제기되기 어려워서다.

올해 국감이 이처럼 '김빠진' 국감이 된 배경은 조기에 시작된 '총선정국'과 야당의 '전투력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총선을 6개월여 남긴 상황에서 선거구 개편과 공천개혁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면서 여야 의원들의 관심은 국감에서 멀어졌다. 선거구 개편으로 지역구가 위기에 처한 의원들은 '선거구 사수'가 최우선 과제가 된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나 상향식 공천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감보다 지역구 관리에 열중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국감 오전 일정과 오후 일정 사이에 비행기를 타고 지역구로 이동,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감을 주도해야 할 야당도 내분 사태에 빠져 '한 방'을 날리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집중 조명하겠다며 각오를 다졌지만 계파 갈등과 혁신 논쟁 등으로 혼란스런 모습만 보였다.

야당은 4대강, 해외자원개발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주요 사업의 문제점을 다시 거론했지만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지난 17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대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출석한 것이 유일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신 회장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 상당수가 온정적인 태도를 보여 이번 국감의 최대 수혜자가 신 회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여야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집중 점검하겠다며 별도로 개최한 메르스 국감 역시 공방전만 벌이다 파행됐다.

여야는 증인채택을 둘러싼 공방 끝에 파행하거나 출석 증인들을 상대로 한마디 질의도 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국감 '후반전'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정책국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여당 때문에 야당까지 역할을 할 수 없다"며 메르스 국감 등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감 후반에는 각 위원회의 현장시찰과 지방 일정이 몰려 있어 지방자치단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10월 2일 국토교통위원회, 10월 5일 안전행정위원회의 국감이 예정돼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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