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흐리고 침침… 망막에 이상 신호?
정 모(57) 씨는 갑자기 왼쪽 눈에 이물질이 보이는 증상으로 신경이 바짝 쓰였다. 그러다 어두운 곳에서 없는 불빛이 보이더니 급기야는 시야 일부가 깜깜하게 가려져 보여 안과로 달려갔다. 내려진 진단 결과는 망막박리. 멀쩡하던 정 씨 시력은 0.2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다. 안과에서 망막 수술을 받고 나서야 정 씨는 정상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망막 찢어지거나 떨어지면
커튼 내려진 것처럼 보여
고난도 속하는 망막수술
최근엔 국소 마취로도 가능
방치 땐 실명에 이를 수도
우리 눈의 망막은 카메라에 빗대면 필름에 해당한다. 눈으로 들어온 빛이 초점을 맺는 부위다. 신경조직인 망막에 맺힌 시각 정보는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망막 관련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수술은 안과 수술 중에서 어렵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의 대형 병원에서 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이안과는 부산·울산·경남지역 의원급 안과로서는 처음으로 최근 망막 수술 1천 사례 실적을 달성해 지역 의료계 시선을 끌었다. 이안과 김대윤 원장의 도움말로 망막 수술이 필요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이물질 보이면 망막 질환 의심
눈의 망막이 찢어지거나(망막열공) 떨어지면(망막박리) 갑자기 시야가 훼손된다. 눈앞에 이물질 같은 게 보이다가 눈앞 한쪽에 커튼이 내려진 것처럼 가려 보인다. 이 경우 서둘러 망막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눈 외부에서 들어온 빛의 초점이 맺히는 망막 중심지점인 황반부에 막이 생기는 질환을 황반전막이라 한다. 이때도 망막 앞 막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 계속 방치하면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게 된다. 사물의 크기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눈 속에 출혈이 있거나 혼탁 현상이 나타나도 망막 치료가 필요하다. 눈 속에 빛이 지나가는 공간인 유리체강에 출혈이 생기는 유리체출혈, 유리체강이 혼탁해지는 유리체혼탁 환자는 마치 눈이 검은 물체로 가려진 것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김대윤 원장은 "유리체출혈은 주로 당뇨병의 눈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이 있거나 망막 혈관이 막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노인 인구 증가로 당뇨병 환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망막 질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등으로 인해 수정체나 인공수정체가 눈 속으로 탈구되는 경우에도 망막 수술이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 수술 전(왼쪽 사진)과 후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