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때 공공 역할 수행 동아대병원 김상범 병원장 "모두가 꺼릴 때 나서는 병원이 우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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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병원 김상범 원장은 임기 4년 차를 맞고 있다. 현재 부산지역 유일 연임 대학병원장이다. 그는 특유의 유쾌한 활기로 어느 자리에서나 존재감을 드러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거대한 대학병원을 비교적 오랜 기간 이끌어 온 그의 관록은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사태 때 더욱 빛을 발했다.

경영상 수십억 원 상당 손해 봤지만
'시민 깊은 신뢰'라는 무형자산 키워
국가 재난서 국립·사립 구분 무의미

지역 대학병원은 실력 입증된 기관
시민들 건강 주치의로 믿고 찾아주길


동아대병원은 사립대 부속병원이지만 메르스 사태 기간 대형 의료기관의 공공적 역할을 기꺼이 자처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부산지역 거점 메르스 치료병원으로서 지난 6월 부산지역 두 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를 서슴없이 맞았다. 모두가 두려워하고 꺼릴 때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감염병 환자를 받아들인 뒤 온 힘을 다해 집중 치료를 펼쳤다. 그리고 부산에서 처음으로 확진자를 완치해 시민들을 안도하게 하였다.

김 원장은 "메르스 확진 환자 치료 이후 최근까지 병원 환자 수가 크게 줄어 30억여 원의 수익 감소가 있었지만, 이는 손실이 아닌 부산시민들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면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역 대학병원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히 감수해야 할 역할을 했을 뿐이다"고 잘라 말했다.

"저는 대학병원 경영자이기도 하지만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입니다. 의사로서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가 재난 앞에서 사립대 병원과 국공립 병원의 역할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시민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야만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과감한 판단력과 발 빠른 대응으로 동아대병원의 역할을 시민들의 뇌리에 또렷이 각인시켰다.

김 원장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병원은 경영적 측면에서 큰 손해를 봤지만 '시민들의 깊은 신뢰'라는 엄청난 무형의 자산을 키웠다"면서 "돈만 밝히는 병원이 아닌 환자와 지역사회를 우선으로 여기는 병원이라는 각인을 남겼다"고 자부했다.

"메르스 사태 때 지역 거점 치료병원 회의를 위해 서울 출장을 다녀오며 심야에 만난 여러 명의 택시기사에게서 "동아대병원 대단하던데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환자가 많이 빠져서 걱정"이라고 했더니 "응급환자 손님을 모시면 무조건 동아대병원 응급실로 향하겠다"고 약속한 기사도 있었지요. '결코 헛된 일을 하는 것은 아니구나'하는 마음이 들어 위안이 됐습니다. 묵묵히 책임을 다하면 결국은 시민들이 알아서 인정해 줍니다. 믿음만 얻으면 손실은 얼마든 회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김 원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암 환자들이 우리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서울 초대형 병원과 부산지역 대학병원은 의술에서 전혀 차이가 없거나 손톱만큼의 차이에 불과하므로 시민들은 부산의 대학병원에 건강관리를 맡기는 게 낫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대학병원들은 실력이 입증된 최고의 의료기관입니다. 사망률 높은 심장질환, 뇌질환, 암 등 3대 질환 가운데 급성기 질환인 심·뇌 계통 질환은 반드시 가까운 곳에 주치의가 있어야 합니다. 누구든 가까운 부산지역 의료기관을 건강 주치의로 믿고 의지하면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은 특유의 '사나이 기질'로 동아대병원은 물론이고 부산지역 대학병원을 고루 믿고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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