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장소의 재발견 / 앨러스테어 보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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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보기'로 되돌아보는 이색 장소 여행

돈만 많다면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대다. 구글어스를 열면 지구 구석구석 못 갈 곳이 없다. 스트리트 뷰로는 골목골목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지구엔 더 이상 새로운 장소가 없을까?

영국의 사회지리학자가 쓴 '장소의 재발견'은 그런 일은 결단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책은 이동 수단의 눈부신 발전으로 장소 자체보다 장소로 이동하는 것에 현대사회가 더 가치를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낯설게 보기'라는 틀을 이용해 독자들을 세계 곳곳의 이색 장소로 이끈다.

수수한 골목 모퉁이 너머, 도시의 빌딩 숲 사이, 사라져버린 섬들, 옛 도시의 숨겨진 터널, 도로와 도로 사이의 주인 없는 땅 등 장소를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숨은 정체성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역사적 의미 파악까지 시도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47곳 중 유일하게 한반도 지역인 북한의 선전도시 기정동에 대해선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한 장소라고 정의한다. 앨러스테어 보네트 지음/박중서 옮김/책읽는 수요일/411쪽/1만 5천 원.

김희돈 기자 happ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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