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의 멘토-부산비엔날레 임동락 집행위원장 편] '현대건축의 아버지' 프라이 오토
"눈이 흐릿하니 만지면서라도 느끼겠다"던 열정
임동락(동아대 교수·오른쪽)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이 최근 독일 레온베르그 시의 초대 전시회에서 만난 프라이 오토 씨와 함께 미소를 짓고 있다. 임동락 집행위원장 제공인간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
어떤 인물을 멘토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그 멘토의 삶을 거울 삼아 자신을 성찰하고 뜻을 이루기 위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리라.
독일 레온베르그에서 초대 전시 도중
세계적 건축가 명성·자존심에도
불편한 몸으로 두 시간여 땀 흘려가며
일일이 조각품 감상하는 데 감동
겸손한 그의 모습에서 예술가의 삶 통감
초등학교 때 화장실에서 우연히 본 잡지의 사진(홍익대학을 나와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한 화백의 사진과 작품)을 보고 미술가에 대한 꿈을 갖게 되었고 막연하게 프랑스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되었다.
그로 인해 홍익대에 진학을 하게 되었고 오늘날 프랑스와 유럽에서 작가 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미술을 하면 밥 굶어 죽는다고 주변에서 말리던 아주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 잡지 한 귀퉁이에 나온 작가의 사진과 그림이 얼마나 멋있게 보이던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닥치는 대로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그린다는 것 자체가 좋아서 마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그 후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목탄과 연필로 그리는 흑백의 데생을 알게 되면서 '그림은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고 빛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평면에서의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대학을 조각과로 진학했다. '교육 되어진 이미지와 실체의 이미지가 다름'을 알고 그 자체를 극복하기 위한 고통과 인내의 시간들은 멘토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멘토들은 주변의 선배 조각가에서부터 책에서 만났던 인물들까지 내가 필요할 때마다 그때 그때 나의 수준에 맞추어서 나타나 주었다.
조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초기의 사실조각을 할 때에는 그리스 조각가들이, 인간을 생각할 때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그리고 로댕, 부르델 ,마이욜, 마티스 등이 있었다. 추상미술을 하면서는 브랑쿠지, 가보, 페브스너 등이 나타나 주었다. 그들의 예술가적인 삶과 삶을 바라보는 눈, 예술관들이 나를 일깨워 주었다.
최근에는 독일의 레온베르그 시의 미술관에서 초대전시를 갖게 되었을 때 만난 '프라이 오토(Frei Otto)'라는 작가로부터 큰 감동을 받았다. 뒤에 알게 되었지만, 그는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뮌헨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유명한 건축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