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에 뚫린 국가중요시설 가급 부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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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학생이 국가중요시설 '가'급 부산항에 무단 침입한 것으로 드러나 부산항의 허술한 보안이 도마에 올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일 부산 중구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무단으로 일본행 배에 탄 A(15) 군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경산 모 중학교 3학년 A 군은 지난 17일 방학식을 마치고 성적표 위조 사실 때문에 부모에게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왔다.

배를 타고 섬으로 떠나려 했지만 돈이 없었던 A 군은 몰래 배에 타려고 결심하고 17일 오후 9시께 부산 중구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인근 수미르 공원에 가방에 숨겼다. 이후 A 군은 본부세관 주차타워와 세관검사장 사이에 있는 폐쇄된 출입문에 난 30㎝ 구멍 사이로 빠져나갔다.

구멍을 빠져나가 세관 본관 안벽 쪽에 있는 주차장을 지난 A 군은 국립부산검역소 입구 펜스(높이 1.7m)를 뛰어넘었고, 출입국관리사무소 뒤편 난간(높이 1m)도 넘어갔다.

부두 내로 무단 진입한 A 군은 컨테이너 뒤쪽으로 이동해 갱웨이(선박에서 터미널까지 승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길)에 잠입한 뒤 길 끝에 있는 펜스(2.7m)도 넘었다.

배 앞에까지 온 A 군은 야적장 내 정박 중인 배의 브릿지(갱웨이와 선박 간을 연결하는 다리)의 아래쪽 구조물을 이용해 선박으로 진입했다.

A 군이 탄 배는 19일 오전 3시 출항해 영해를 넘어 일본 시모노세끼 인근까지 갔고 영문도 모르고 선내를 나온 A 군이 그곳에서 적발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출항하지 못해 승객을 태우지 않고 화물만 태운 것이 다행이었다. 적발된 A 군은 19일 오전 7시께 부산항으로 돌아와 경찰로 넘겨졌다.

사전 정보 없이 들어온 중학생에 의해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이 뚫리자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의 허술한 보안이 비난을 사고 있다. 부산세관, 출입국관리사무소, 부산항만보안공사 등 국가중요시설들이 모두 중학생의 무단 침입을 막지 못한 셈이다.

국정원, 부산지방해수청,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보안공사는 지난 20일 보안대책회의를 열어 당시 보안담당자를 징계하고 보안등, 철조망 등을 추가 설치하는 등 뒤늦은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A 군을 조사 중이다. 또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선사를 대상으로 출입국관리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장병진 기자 joy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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