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 오수 유입 물고기 또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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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천천 물고기가 또 다시 떼죽음을 당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최근 비로 인한 오수 유입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공사 중 오수관로 파손 탓
연안교~수영강 하류서 발견
비 온 뒤 찌꺼기 등 피해 키워


28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안교 아래 온천천. 강가를 따라 허연 배를 드러낸 물고기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탁한 물 위로는 오수 찌꺼기인 스컴(scum)이 둥둥 떠다녔다.

온천천에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기 시작한 건 지난 27일 낮부터다. 이날 연안교부터 시작해 수영강 합류지점을 지나, 수영강 하류까지 죽은 물고기 수백 마리가 발견됐다.

온천천 물고기 떼죽음은 월례 행사처럼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초에는 연안교와 세병교 사이에서 100여 마리가, 4월 말에는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아래 온천천에서 물고기 수십 마리가 떠올랐다.

이번 떼죽음 역시 며칠 전 내린 비가 주 원인으로 추정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5~26일 이틀간 부산지역에는 31.5㎜의 비가 내렸다. 하루 평균 10㎜ 이상 비가 오면서 합류식 하수관로 오수가 넘쳐 온천천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7일 연안교 인근에서 대형 하수도관까지 파손되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부산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인근 우수펌프장 공사장에서 중장비가 바닥 아래 묻힌 직경 1.5m짜리 하수관을 건드렸다. 이 사고로 관 상단부에 6개의 구멍이 났다. 공사업체 측은 긴급 보수공사를 벌여 2시간여 만에 임시 복구를 했지만, 그동안 하수관의 오수 일부가 온천천으로 흘러들었다.

연안교 부근은 평소 온천천 민물과 수영강 바닷물이 만나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정체 구간이다. 이 때문에 비만 오면 오염된 퇴적물이 떠올라 물고기가 폐사하고, 적조도 상습적으로 발생한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합류식 하수관로의 바닥 찌꺼기 탓에 5~6㎜의 적은 비에도 오수가 넘치곤 한다"며 "이번에 대형 하수관까지 파손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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