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공예의 매력속으로] 한 땀 한 땀 나만의 가죽지갑 "명품 부럽지 않아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갈맷길' 상징 마크가 새겨진 가방 걸이. 마루 공방 김미영 대표 제공

성인이라면 대부분 가죽으로 된 제품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터. 그래서일까? 요즘은 취미로 가죽공예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작게는 키 홀더, 가방 걸이에서 명함집, 지갑, 휴대전화기케이스, 가방까지…. 기본적인 기술 몇 가지만 배우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게 가죽공예이다.

고급스러운 광택·세련된 디자인
손때 묻을수록 멋스러움 더해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어
동전지갑 한나절이면 뚝딱

염색은 연하게 시작해 진하게
실 길이, 바느질 구간의 3배로

초보자들도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따라 할 수 있는 가죽 제품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죽공예의 매력 속으로 떠나보자.

■왜 가죽공예인가

가죽 제품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더해간다는 것이다. 흔히들 '사용하면 할수록 세월이 빚어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게 가죽제품'이라고 말한다.

가죽 제품이 갖는 매력도 좋지만, 가족 제품을 만드는 일도 이에 못지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가죽 공예는 정성스럽게 다듬어 만져주고,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완성해가는 재미가 있다. 나만의 스타일로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완성한 가죽 제품이라면, 어느 명품 부럽지 않을 터.

실제, 주부 서 모(41·사하구 괴정동) 씨는 "취미로 가죽공예를 배워 남편 생일에 명함집을 선물 했더니, 그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가죽 공예가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원하는 것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가죽에 물을 먹이게 되면 구상한 것을 비교적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조각이나 그림을 그려 넣거나 염색도 가능하다. 접착제나 바느질 사용도 자유로워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도 할 수 있다.

키 홀더.

■초보자도 부담 없어

한 땀 한 땀 정성이 들어간 바느질, 고급스러운 광택, 세련된 디자인…. 수작업으로 만든 가죽 공예 제품을 누구나 욕심내지만 직접 만들어 볼 엄두를 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가죽 공예의 장점 중 첫손으로 꼽는다.

한정된 가치로 인해 최근 들어 수제 명품들이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수공예 가죽 제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여기에 공예 분야와의 접목, 가죽 공예를 배워 창업으로 연결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5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산중부센터 교육장에서도 '가죽공예를 이용한 패션소품 만들기'가 펼쳐졌다. 20여 명의 수강생은 직접 명함집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염색, 바느질 등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좌를 맡은 모상미 강사(모이다아트협동조합 '꼬예' 이사장)는 "가죽 공예는 작품에 따라 난이도가 결정된다"면서 "자그마한 동전 지갑이나 명함집 같은 것은 초보자도 한나절 정도면 배워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죽 공예를 배우려면 책이나 웹 사이트를 통해 혼자 기술을 터득하거나 공방, 문화센터에서 수강하는 방법이 있다.

가방과 다이어리.

■기본 준비물

가죽 공예는 준비해야 할 물건이 많다. 기본적으로 자, 칼, 가위, 은펜·철펜(혹은 송곳), 바늘(새들러 바늘), 실(초실), 트레팔지(혹은 기름종이), 그리프(혹은 치즐·구멍 내는 도구), 염색액(마감재), 망치 등이 필요하다. 새들러 바늘은 끝이 뭉뚝해 가죽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그리프는 가죽에 바느질할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주는 도구를 말한다.

혼자 가죽 공예에 도전할 때 가장 난감한 것이 가죽을 구매하는 일.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직접 구매하려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일대 가죽 상가나 성동구 성수동 가죽 거리, 서울 동대문 골든 타운을 찾으면 된다.

가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염색된 컬러링 베지터블 가죽을 사용해 바느질하고 마감해 만드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천연 베지터블 가죽을 사용해 직접 자기가 무늬를 넣고 원하는 빛깔로 염색하는 방법이다.

휴대전화기케이스.

■어떻게 만드나

모 강사와 함께 '소상공인 가죽공예' 강습을 맡고 있는 김미영 강사(마루 공방 대표)는 "가죽공예는 통상 작품 구상 또는 만들 작품 선택→재단 작업→가죽 선택 및 가죽에 무늬(도안) 넣기(은펜)→디자인작업(트레팔지)→1차 전사작업→2차 전사작업→염색작업→마감재 처리→바느질→완성 단계를 거친다"고 말했다.

시작은 용도와 디자인, 크기를 정하는 아이디어 스케치이다. 두꺼운 종이에 자신이 만들고 싶은 대상의 크기대로 그림을 그리고 가죽을 잘라 낸다. 이어 가죽에 물을 뿌린 후 은펜이나 송곳 등을 이용해 원하는 문양을 새기고 거즈에 염료를 묻혀 꼼꼼히 염색한다. 모 강사는 "염색할 땐 연하게 시작해 진하게 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희석하지 않은 염료를 사용하게 되면 수정하기가 힘들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갑의 겉면과 안면 등 연결이 필요할 경우 붙일 부분을 연필로 표시하고 끝 부분에 접착제를 바르고 붙인다. 그리프와 망치를 이용해 바느질 구멍을 내고 바느질한 후 완성한다. 이때 실의 길이는 일반적으로 바느질할 구간의 3~4배를 잡으면 된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카드 지갑 이렇게 만들어보세요

1. 마분지에 자와 연필을 이용해 카드지갑 스케치를 한다. 스케치에 따라 종이에 본을 뜬다.

염색 작업

2. 잘라 낸 도안을 가죽 위에 올려 은펜(혹은 송곳) 등으로 표시한 뒤 재단한다.

3. 잘라낸 부분은 사포를 이용해 잘 다듬어준다(단, 주의할 점은 가죽을 세워서 단면만 잘 다듬어야 한다는 점이다). 

접착제 붙이기

4. 트레팔지(혹은 기름종이)를 이용해 그림을 디자인하고 가죽에 충분히 물을 뿌려준다.

5. 가죽에 트레팔지를 붙인 후 철펜으로 각인해 준다. 트레팔지를 떼고 철편을 이용해 깊게 각인해 준다.

6. 염색제와 물을 적당히 희석해 동그라미를 그리듯이 염색해준다. 

바느질 구멍 내기

7. 접착제를 이용해 카드 넣는 부분 조각을 11자 모양으로 나란히 붙여주고 난 뒤 여밈 부분을 1㎝ 겹치게 붙여준다.

8. 치즐(그리프)을 이용해 구멍을 낸 후 구멍에 맞춰 바느질을 해주면, 끝!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