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골목길이 꽃·나무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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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동아대 조경학과 학생들이 부산 서구 서대신동 시약샘터마을에서 마을 공터를 가꾸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쓰레기가 나뒹굴던 골목길이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거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원도심 구석에 내버려진 공간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두 팔을 걷어붙인 결과다.

'골목길 가드닝사업' 추진
서구 시약샘터마을 등 4곳
주민·학생 등 자원봉사 참여


지난 4일 오후 부산 서구 서대신동 시약샘터마을.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 더미에서 풍기는 악취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던 곳이었지만, 하루 만에 싱그러운 꽃과 나무 향이 가득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날 동아대 조경학과 학생 수십 명이 구슬땀을 흘려 삽과 호미로 손수 흙을 일구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토기 인형과 벤치가 어우러져 잘 가꿔진 정원은 마을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데다 직접 텃밭도 일굴 수 있다.

서구는 사업비 4천600만 원을 들여 민·관·산·학이 함께 하는 '2015년 골목길 가드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6월 말까지 서대신동 시약샘터마을, 아미동 아미골행복센터 주변, 초장동 한마음센터 주변, 암남동 구유지 등 4곳에 정원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부산 지역에서는 서구를 비롯해 7개 구·군 10곳의 주택가를 중심으로 정원 가꾸기에 돌입한다.

악취가 피어나던 곳을 정원으로 바꾸기 위해 지역 주민과 대학교가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로 힘을 모았다. 이번에 사업지로 선정된 지역은 평소 쓰레기 무단투기로 민원이 잦던 곳으로, 마을 주민이 직접 사업 대상지로 골랐다. 100만평문화공원범시민협의회가 정원의 기본설계와 시공자문 역할을 맡고, 동아대 조경학과 학생들이 직접 조경 시공을 하기로 했다. 구청은 꽃과 나무 등 자재를 공급한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동아대 조경학과 김은수(23·여) 씨는 "코디, 설계, 시공자가 되어 그동안 학교에서 이론만으로 배우던 것을 실전에서 발휘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땀과 정성이 들어간 작은 공간이 시민에게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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