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 외국인 특화존, '스포츠 존'으로 명칭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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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해운대해수욕장 내 '외국인 특화존'(본보 지난 19일자 2면 보도)이 '스포츠 존'으로 명칭이 바뀐다.

부산 해운대구는 파라다이스 호텔 앞 50m 구간에 운영되는 '외국인 특화존'이 내국인 역차별, 인종 차별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본래 취지에 맞게 '스포츠 존'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해운대구는 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파라솔 탓에 비치발리볼 등 해변 스포츠를 즐기지 못한다는 여론을 반영, 해수욕장 일부 구간을 '파라솔 없는 구간'으로 설정해 '외국인 특화존'이라 불러 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내국인들은 '외국인 특혜존'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고, 외국인들도 현대판 인종 분리 정책이라며 반발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당 구역은 인종, 국적, 성별에 관계 없이 해수욕장을 찾는 이들 누구나 해변 스포츠와 선탠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외국인 특화존'이라는 명칭이 주는 어감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3년에 걸친 백사장 복원 사업으로 백사장 폭이 배 이상 늘어난 해운대해수욕장이 올여름 다양한 테마 공간을 운영한다.

어린이 전용 '키즈 존(Kids Zone)'은 '돌밭'에서 백사장으로 새롭게 편입된 미포 쪽에 조성된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한 이곳에 캐릭터를 그려넣은 튜브와 부표 등 안전시설을 갖추고, 유아를 위한 인공 해수풀장도 만들 예정이다.

'키즈 존' 옆에는 '생존 수영 교육장'도 설치한다. '생존 수영'은 평상복 차림으로 물에 빠졌을 때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구조원이 올 때까지 깊은 물 속에서 버틸 수 있는 기술로, 세월호 참사 후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피서객들의 해수욕장 이용도 보다 쾌적해질 전망이다. 해운대구는 백사장 내 파라솔 개수를 지난해와 같이 6천 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 디딜 틈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해운대해수욕장 특유의 '파라솔 숲'도 사라지게 됐다. 박태우 기자 wid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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