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나고 매연·먼지 날리는 감전천 옆에서 운동하라고?
사상지역 오염하천의 대명사인 감전천 일부 구간에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운동기구를 설치했으나 이용자가 거의 없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사상구청은 운동기구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해 예산이 이중으로 낭비될 판이다.
사상구, 운동기구 설치
이용자 없이 이전 계획
예산 이중 낭비 비판
지난 27일 오후 부산 사상구 감전천변 감전수로 3호교 일대. 양쪽 콘크리트 둔치 170m 구간에 설치된 운동기구 8개가 눈에 들어왔다. 시커먼 하천에서는 악취가 올라왔고, 하천 양쪽의 공장에서 배출되는 매연과 먼지가 둔치 쪽으로 날아들었다. 한 눈에 봐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인근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최 모(43) 씨는 "상식적으로 악취를 맡으면서 누가 운동을 하겠나"면서 "구청이 무슨 생각으로 이곳에 운동기구를 설치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사상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2012년 말께 감전수로 3호교 일대에 운동기구 8개와 벤치 12개, 파고라(햇빛을 가리는 구조물) 2개 등을 설치했다. 당시 부산시 낙동강사업본부(현 낙동강관리본부)는 낙동강살리기 43공구(삼락천~감전천)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구청은 해당 공사를 통해 삼락천에서부터 낙동강물이 감전천까지 유입되면 감전천도 깨끗한 하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친수공간을 조성했다는 것.
하지만 내년부터 부산시가 감전천 생태하천 공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결국 운동기구 이전이 불가피한 상태다. 구청은 운동기구를 이전하는 데 추가 비용 700만 원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순까지 감전천변 운동기구를 감전유수지 음악분수대쪽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음악분수대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많은 사람들이 운동기구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