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대디' 장애인 아들과 철인 3종 경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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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대디. 영화사 빅 제공

지중해를 끼고 있는 프랑스 남부도시 니스. 해변에는 이른 아침 임에도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으로 이어지는 철인 3종 경기가 곧 시작될 모양이다. 그중에는 고무보트에 올라탄 낯선 장애인이 눈에 들어온다. 참가 선수일까?

궁금증 속에 막을 올린 닐스 타베니어 감독의 '땡큐, 대디'는 실제로 장애인 아들과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하며 전 세계인에게 기적을 선물한 팀호이트 부자의 감동 실화를 모티브로 버무려낸다. 이들 부자는 철인 3종 경기 6회, 단축 철인 3종 경기 206회를 완주하고 달리기와 자전거로 6천㎞ 미대륙을 횡단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휴먼 드라마로 뽑아낸다.

선천적 장애로 몸은 굳었지만 언제나 도전을 꿈꾸는 소년 줄리안. 하지만 아버지 폴은 아들을 얻었다는 기쁨도 잠시. 장애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자 점차 아들과 멀어진다. 엄마는 17년간 아들의 곁을 한시도 떠난 적 없었지만 폴은 아들과 마음 속 깊은 얘기를 나눠 본 적도, 어딘가를 함께 가 본 적도 없다. 어느 날 줄리안은 인터넷을 통해 철인 3종 경기를 알게 되고 수영 3.8㎞, 자전거 180㎞, 마라톤 42㎞라는 대기록을 아버지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도 하기 힘든 일을 하겠다는 아들의 무모한 도전에 가족들은 말리지만 아버지와 함께 도전하고 싶다는 줄리안의 열망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 급기야 줄리안은 경기위원회를 찾아가 일반인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내는데….

영화는 장애가 있는 아들을 받아들이지 못해 방황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부터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고 아들의 꿈을 위해 불가능에 도전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아버지의 용기까지를 감동으로 버무려낸다. 아버지의 깊고 넓은 사랑으로 가족이 변화하고 기적이 탄생하는 장면을 진한 부성애로 전해준다.

이들 부자의 도전은 그래서 눈물겹다. 먼저 철인들 틈에서 아들을 태운 고무보트를 허리에 묶은 아버지 폴은 3.8㎞ 바다수영에 나선다. 멀쩡한 사람도 힘든 일. 당연히 순위는 꼴찌다. 겨우 수영을 마친 뒤 이번엔 아들을 실은 자전거로 180㎞ 도로주행이다. 산과 들, 골짜기를 오르내리는 힘겨운 싸움.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지만 포기할 순 없다. 겨우 사이클을 마쳤다. 이번엔 마라톤이다. 아들을 앉힌 휠체어를 밀며 42㎞를 달려야 한다. 막판 폴은 "지쳤다. 여기서 포기하자"고 아들에게 말한다. 하지만 줄리안은 스스로 휠체어를 돌려 앞으로 나간다. 주저앉았던 폴도 마지막 사력을 다해 결승점을 통과한다. 16시간이 넘었다.

이들 부자의 도전기는 미국 '오프라 윈프리 쇼'나 유튜브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또 국내에선 '나는 아버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번역 출간돼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 극중 주인공 줄리안 역을 맡은 파비앙 에로는 실제 뇌성마비를 가진 비전문배우. 제작진은 프랑스 전역의 병원을 다니며 그를 찾아냈다. 그 결과 팀 호이트 부자의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보다 진정성 있게 스크린에 담아냈다. 23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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