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잠'은 우리 학과만, 다른 학과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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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잠바(특정 학교 학과와는 관련 없음)

'과잠.' 대학교나 학과 이름을 새긴 야구 점퍼 형태의 단체복. 유의어 '야잠'. 주 무대는 봄바람 부는 캠퍼스.

경성대, 단체복 특정학과 독점
"대학서 복장 통제하다니…"
학생 익명 게시판 글에 '발칵'


'과잠'이 중간고사를 앞둔 경성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경성대 학생의 익명 게시판 성격인 페이스북 페이지 '경성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아래 경대전)에 '과잠'에 대한 글이 처음 올라온 건 지난 10일. "A학과가 타 학과는 과잠을 못 입게 막는다는데, 해당 학과의 답변을 듣고 싶다"는 요지의 글이었다.

"단대 학생회를 통해 A학과 이외에는 바람막이나 후드티를 맞추라고 하고, 반발하면 총학을 만나 환불하거나 실내 행사에서만 입는 걸로 정리가 된다"는 졸업생의 글, "2년 전 과잠을 입으면 학교 행사에 참석 못하게 하겠다는 A학과의 압박을 받았다"는 실명 글이 이어졌다. 최고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복장을 제한하는 "똥 군기"를 비난하고, 타 학과와 달리 '과잠'을 입는 총학생회에 책임을 묻는 글도 폭주했다.

지난 17일, 학생포털 게시판에 A학과 학생회장이 사과 글을 올렸다. "수년 전 타 학과 학생이 불미스러운 사건에서 야구잠바를 입고 있다는 이유로 우리 학과가 오해를 받았고, 그 뒤 우리 과 학생회가 타 학과 학생회에 양해를 구해 야잠이 A학과의 전통처럼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도 모 학과가 문의해 총학생회와 만나 양해를 구한 일이 있지만, 앞으로는 일체 간섭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총학생회가 "올해 총학은 야잠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진실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급기야 지난 18일 B학과(전공) 학생회 전·현직 집행부가 지난 1월 과잠을 맞췄다가 A학과 학생회와 총학생회장에게 실내 학과 행사에서만 입도록 압박을 받았다고 밝혀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B학과가 대연동 거리에서 과잠을 입고 다니다 발견되면 우리 과 학생들을 우리도 통제 못한다(A학과)거나 학칙에 따라 중앙운영위원회에 상정하겠다(총학생회장)는 내용의 당시 녹취록을 직접 들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대전' 관리자는 "관련 글이 500여 통 이상, 지난 16일 사건을 요약해 올린 글은 '좋아요' 3천100여 개, 읽은 사람은 17만 명에 가깝다"며 "학생들이 몰랐던 사실을 알고 불합리한 악습이 사라질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건수·최혜규 기자 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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