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사회

세월호가 우리에게 묻다=우리는 왜 비슷한 참사를 반복해 겪고 있나. 공공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공공성이 가장 낮은 나라다. 사회적 신뢰, 공정성, 투명성 등이 낮아 나타나는 공공성의 결여는 사회의 위험 수준을 높이고, 위험관리 역량을 떨어뜨린다. 시장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하다 보니 공공성이 자리할 틈이 별로 없다.

세월호를 '그만 좀 잊자'는 이들에겐 '안전'을 '비용'으로 인식하고 '성장'에 우선 '투자'하길 원했던 네덜란드 정부가 1953년 북해 대홍수로 입은 상상을 초월한 피해와 그 이후의 대처가 좋은 교훈이 될 듯하다. 네덜란드는 같은 재난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집단적 각성'을 했고 정부는 델타위원회를 구성해 대대적인 수해 대비 작업을 진행했다. 그들의 '기억 투쟁'으로 네덜란드는 공공성 높은 국가로 재탄생했다. 장덕진 외 글/한울아카데미/264쪽/2만 2천 원.

조선의 중인들=조선시대 중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추적한 책. 양반과 평민 사이 중간 계층이지만 사대부엔 훨씬 못 미치면서 평민이나 천민에게도 존중받지 못한 경계인. 하지만 그 중인들은 조선 후기 정조 르네상스의 숨은 주역이자, 근대화에도 앞장섰던 지식인 집단이었다. 정조 시대 한양에 살던 중인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중인들은 평생 한 분야, 한 직장에서 근무해 전문성이 강했고 일정한 재력도 갖췄다. 의료 법률 금융 외교 천문지리 미술 문학 음악 등 분야에서 활약하며 조선의 문예부흥을 주도했던 중인 다큐멘터리. 허경진 글/알에이치코리아/400쪽/1만 8천 원.

이슬람제국의 탄생='공화국의 몰락''페르시아 전쟁'을 쓴 톰 홀랜드의 고대 제국 이야기 완결판. 고대 세계의 대표 종교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등이 처한 상황, 각 종교 간의 상호과정 등을 정치·사회적 맥락 속에서 밀도있게 다뤘다. 이슬람권과 기독교권의 충돌, 유대인과 아랍인 간 벌어지는 중동 분쟁의 역사적 원인과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간 연관성도 찾는다. 톰 홀랜드 글/이순호 옮김/책과 함께/656쪽/3만 3천 원.

기해동정록="백성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세종은 충청도 지역이 대마도 왜구로부터 자주 공격받자 섬을 완전히 정벌하기로 마음먹는다. 대마도 정벌은 힘으로 정권을 잡은 태종과 왕도정치를 구현하려 한 세종의 정치적 대결의 장이기도 하다. 대마도 정벌을 배경으로 역사소설. 세종의 대마도 정벌엔 부국강병과 민본사상이 투영돼 있다. 권오단 글/산수야/312쪽/1만 2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