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성완종, 서병수 이름 잊었나 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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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기억 안 났을 가능성…허 전 시장 곤욕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전 남긴 메모에 유일하게 이름없이 '부산시장 2억'이라는 직책만 남긴 이유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불안한 심리 상황에서 이름이 생각나지 않은 단순한 이유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이름을 빼고 직책만 메모한 것인지에 대한 추측이 엇갈린다.

직책만 있는 '부산시장 2억'
이름 기억 안 났을 수도

서병수 시장이 돈을 받았다는 것을 가정할 경우, 성 전 회장이 메모에 적는 순간 이름이 생각 안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서 시장과 성 전 회장은 2012년 10월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선진당 원내대표로 합당 실무를 진행한 사이로 오래된 지인이긴 하지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서 시장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 시장은 "두달 전 국회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기업이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받았지만 부산에 내려와 있다보니 그런 역할을 해줄 입장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 뒤 구명 요청이나 전화를 받은 기억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 시장의 말처럼 최근 통화를 안 하다 보니 이름도 순간 생각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의도적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름과 금액을 밝히고 경향신문을 통해 구체적 정황까지 공개한 인사들의 경우 구명 요청을 들어주지 않은데 따른 불만의 표시지만 서 시장의 경우 섭섭함이 별로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서 시장 본인 말처럼 지리적으로 부산에 떨어져 있는데다 청와대와의 연결고리도 약화된 상황에서 구명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 시장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 시장은 이름없는 '부산시장' 메모 덕을 봤다는 게 대체적 외부 시선이다.

반대로 허남식 전 부산시장은 예상치 않은 곤욕을 치렀다.

허 전 시장은 '부산시장'이라고 적힌 메모 발견 이후 언론과 지인들로부터 성 전 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이와 관련 허 전 시장은 "누가 봐도 나를 지칭하는 게 아니란 걸 알지 않느냐. 나는 성완종 회장을 본 적이 없고 당연히 돈 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김 진 기자 jin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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