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 중고차단지, 보험도 철거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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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새벽 발생한 부산 연제구 거제동 중고차매매단지의 화재 피해 업주들이 경찰의 화재 원인 수사에 앞서 이뤄져야 할 철거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 역시 CCTV 분석 작업과 탐문 수사를 통해서도 화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철거가 늦어진다면 화인에 대한 규명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피해 100억 원 넘는데
보험 미가입·철거비도 막막
피해 업주 합의 안 돼 철거 지연

CCTV 분석· 주민 탐문에도
화재 원인 실마리 못 찾아


5일 부산 연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의 화재 감식에 앞서 먼저 이뤄져야 할 건물 철거와 진입로 확보 작업이 이번 화재의 피해 업주들 간 합의 실패로 착수되지 못하고 있다. 건물과 불에 탄 차량들이 피해 업주들의 사유 재산인데다 철거 비용을 업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업주들 간 철거 여부, 시기 등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철거가 진행될 수 없다는 게 경찰과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현재 매매단지 내 13개 피해 업주들은 철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피해 업주들은 불에 탄 차량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막막한 상태다.


     

하룻밤 새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린 업주들은 앞길이 깜깜하다. 13개 피해 업주들은 중고차 570여 대가 불에 타면서 경찰과 소방서 추산 35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값비싼 외제차 200여 대는 피해 규모가 제대로 산정되지 않았고, 매매조합에 등록된 피해 중고차들은 원가만 해도 80억 원에 달해 실제 피해 규모는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피해 업체들은 화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아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중고차 매매상에서 기본적인 책임보험은 가입하지만, 화재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종합보험은 보험사에서 꺼려 보험 가입이 제한되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철거 비용 부담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경찰 역시 CCTV 분석 작업과 탐문 수사에서 화인에 대한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매매단지 내 CCTV 녹화영상을 담은 건물 2층 사무실의 컴퓨터 2대를 확보해 분석에 나섰지만, 영상 복원이 안 돼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복원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경찰은 화재 시작 당시의 상황이나 매매단지 출입인을 볼 수 있는 매매단지 주변의 관용, 민간 CCTV 자료도 일부 확보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아울러 경찰은 원한에 의한 방화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매매단지 관계자와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진행했지만, 이 역시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화인에 대한 단서가 있는 발화 지점인 2층이 3층에서 무너져 내린 철골과 자동차 등으로 많은 부분 훼손됐다는 점에서도 화재 감식과 화인 수사는 앞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부산 연제경찰서 옥민호 형사과장은 "피해 업주들이 합의를 해야 철거와 화재 감식이 가능한데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노후 차량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과 방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http://youtu.be/bzVxV-bDO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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