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아이 낳으려면 건강한 자궁부터 가꾸세요
포근한 봄바람과 함께 봄철 결혼 시즌이 돌아왔다. 신혼부부의 사랑엔 소중한 '결실'이 뒤따르는 법. 부부에게 아이만큼 큰 선물은 없다. 하지만 준비성 없이 임신을 바랐다가 실망에 이르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다. 스스로 건강을 과신해 준비성 없이 아이를 갖겠다고 덤벼들어서는 곤란하다. 건강한 아이를 갖기 위해선 차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임부 자궁 환경, 아이에게 평생 영향
산전검사로 염증·성병 유무 점검하고
가족력·병력 있으면 추가 검사 필요
체중관리·영양조절로 계획 임신해야
■미리 몸을 살펴야
"축하해요. 임신하셨네요."
임신테스트기의 어렴풋한 결과에 간절한 기대를 품고 산부인과를 찾은 한 신혼부부. 초음파 검사로 임신 6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산전 검사에서 임신부 자궁 가운데 부위에 길이 10㎝ 크기의 자궁근종이 발견됐다. 3주 뒤 임신부는 하혈로 급히 병원을 찾았다가 자연유산 진단을 받고 말았다.
김영삼 순여성병원 원장은 "결혼과 함께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빈혈이나 내과·부인과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비 엄마와 아이가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면 임신 전에 여러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중 엄마의 자궁 내 환경은 아이에게 평생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태아가 자란 자궁 내 환경은 출생 직후 신생아의 건강을 결정짓는 요소임은 물론이고 아이가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결국, 임신 전 여성의 자궁을 포함한 몸 건강상태가 양호해야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부분 임신 전 관리에는 의외로 관심이 덜한 듯하다. 순조로운 임신을 바란다면, 그리고 아이가 건강하길 기도한다면 '사전 점검'에 먼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김영삼 원장은 "임신으로 인해 여성의 삶에 치명적으로 나쁜 영향이 나타나거나 태아에게 합병증이 더해질 가능성이 있는 질환은 없는지 면밀히 살피면서 '임신의 질'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산부인과에서 하는 기본적인 산전 검사 말고도 예비 엄마·아빠의 식생활 습관이나 영양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계획 임신'을 하자
아이를 갖기 전 몸을 임신에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스스로 문제점을 체크해 건강 상태가 가장 좋은 시점에 임신하도록 해야 한다. 임신 전 관리로 예비 산모의 신체 상태를 살핀 뒤 아이를 갖는 것을 일컬어 '계획 임신'이라 한다.
김 원장은 "미리 계획한 임신은 건강한 아이를 갖게 하며 여성의 건강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면서 "준비 기간이 짧든 길든 사전 준비를 통해 건강한 임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신 전에는 적절한 운동과 체중 관리, 고르고 충분한 영양 섭취, 엽산제 복용 등을 실천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피해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자. 사랑스러운 대화와 이해로 부부가 유대감을 높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꼼꼼한 산전 검사
아이를 갖기 전에 미리 산부인과를 찾으면 임신 전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초음파 검사는 여성 자궁과 난소 구조가 임신에 적합한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자궁경부에 종양이 있는지, 염증이나 성병은 없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혈액검사로 빈혈, 간염항체, 풍진항체, 매독 등도 검사한다.
가족력이나 과거 병력이 있거나 특수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은 관련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요도염, 방광염, 당뇨병 등을 확인하는 소변검사도 필수 사항이다.
임신 당시 산모 나이가 35세 이상이면 '고령 산모'로 분류된다. 자연유산,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심혈관계 질환, 염색체 기형 등의 빈도 높아 각별한 관찰이 필요하다.
친척이나 가족 중에 염색체 기형이 있거나 유전성 질환이 있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간질이나 결핵 등 만성 질환으로 임신 중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 여성은 약물이 임신에 미치는 위험성은 물론이고 임신으로 인한 간과 콩팥에서의 약물 대사 및 배설 변화에 따른 영향도 미리 살펴야 한다.
임신 전 식생활 습관도 태아에게 영향을 끼친다. 채식주의자는 정상 배아 발달을 위해 단백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비만 여성은 고혈압, 임신성 당뇨, 진통중 진행장애, 제왕절개 분만 등의 가능성이 높다.
김 원장은 "새롭게 탄생할 아이의 건강을 미리 생각하면서 임신 전 세심한 준비 과정을 거치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면서 "계획된 임신은 부부와 아이의 건강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