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美대사 피습] 남북·북미관계 모두 흔들 악재에 北 "응당한 징벌"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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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영향은?

한민구(왼쪽) 국방부 장관이 6일 오후 성남 공군기지 내 미군시설에서 열리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 연습 현장을 방문, 스카패로티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어제 북한의 반응은 스스로 테러 및 반인권 집단임을 자인하는 몰상식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정부와 정치권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피습 사건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건이 주변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번 사건을 두고 '응당한 징벌' 운운하면서 미국의 대북(對北) 인식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남북 민간 교류의 중추였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활동 위축이 예상돼 남북관계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北 발언에 미국 내 대북인식 더 악화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야기 나올 수도
홍사덕 대표 사임, 민화협 활동 위축
남북 민간교류 협력에도 악영향 예상

정부와 정치권은 사태 조기 수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6일 첫 고위협의회를 가진 당·정·청은 이번 사건으로 한·미 동맹에 훼손이 없도록 공동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주한 외국 공관에 대한 경호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 한 이완구 총리는 "한·미 동맹 관계가 이런 일로 훼손돼선 안 되겠다. 더욱 더 강화돼야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미 간 고위급 외교채널을 적극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양국이 긴밀히 소통할 필요성이 더 생긴 만큼 기존에 검토해 온 외교 일정을 조기 추진하고 적극 활용해 밀도 있는 협의를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리퍼트 대사의 피습 소식에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반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남녘 민심의 반영이고 항거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테러나 다름없는 피습 소식에 한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안타까워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 같은 반응은 북한의 이미지를 더욱 추락시킬 전망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안 좋아질 것"이라며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의회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 "헛발질도 이런 헛발질이 없다"며 "인도주의적 사안인데 위로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아쉬워했다.

남북 민간교류의 위축 우려와 남남 갈등의 격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선 홍사덕 대표상임의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민화협은 큰 위기에 몰렸다. 민화협은 1998년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 기업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각계 단체들이 모여 출범한 협의체로, 남북 민간교류의 중심 역할을 맡아 왔다. 올해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 공동 문화행사와 협력사업 들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미 군사훈련이 끝나면 남북 민간단체 간에 6·15 행사와 8·15 행사를 어떻게 치를지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상됐는데 준비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북한 노동신문이 6일자 신문을 통해 리퍼트 대사의 피습 소식을 보도한 장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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