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광주 하늘길 14년 만에 다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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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광주를 연결하는 항공노선 개설이 추진되고 있다. 14년 만에 영호남의 하늘길을 다시 열기 위한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신규 노선이 성사되면 김해국제공항은 호남 지역민의 국외여행 관문으로 떠올라, '동남권'에서 나아가 '남부권 허브 공항'으로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항공사 부산본부·광주지사
에어부산과 연내 취항 추진

성사 땐 영호남 교류 활성화
김해공항 위상도 높아질 듯

4일 한국공항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와 광주지사, 에어부산 사이에 '김해공항~ 광주공항 신규 항공노선 개설'을 위한 논의가 시작돼, 수익성 검토 작업 등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는 공항공사·부산시·광주시·에어부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부산∼광주 신규 항공노선 취항은 광주 지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이 최근 에어부산의 주주인 부산상공회의소에 신규 노선 취항 협조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공항공사 광주지사도 보조금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에어부산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현재 부산~광주 대중교통이 열악한 상황이어서 신규 항공 노선 개설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부산과 광주를 연결하는 항공 노선이 없는 가운데 열차도 매일 부산 부전역과 광주 송정역을 오가는 무궁화호 1편뿐이다.

부산∼광주 간은 하루 1천여 명의 승객이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다수 시민은 자가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육로교통은 통상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시간이 40여 분인 항공노선이 취항하고 일정부분 지원책이 제시되면 노선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공항공사 광주지사의 수요조사 결과다.

공항공사 광주지사 관계자는 "젊은 광주 시민이 부산의 축제를 보러 오가는 게 부쩍 늘었다. 항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영호남의 하늘길을 여는 것은 동서 교류 활성화라는 상징성도 있다. 연내 취항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신규 노선 취항은 호남 주민의 부산 유입 활성화를 넘어, 김해공항 국제선 위상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주민은 국외여행 시 인천공항과 무안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무안공항은 국제선이 부족해, 다수 시민이 일본과 동남아를 여행할 때도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영호남의 하늘길이 열리면 일본·동남아와 거리상 가까운 김해공항으로 호남 승객이 몰릴 수밖에 없다. 결국 김해공항은 영남과 호남을 책임지는 '국제적 항공 허브'로 위상이 올라가고, 신공항 유치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부산∼광주 신규 항공노선 개설은 결국 수요가 관건이다"면서도 "김해국제공항 활성화와 영호남 교류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이 2001년 하루 왕복 1회 운항하던 김해~광주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면서 영호남의 하늘길은 끊어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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