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표심 잡기 급했나 여, 노인용 저가 담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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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꼼수 증세 실토한 셈

'국민건강 증진'을 명분으로 담뱃값을 대폭 인상한 새누리당이 노인용 저가 담배를 도입하는 사실상의 '역주행' 정책을 검토키로 했다.

'꼼수 증세'로 여론의 역풍이 거세지자 내놓은 궁여지책이지만, 세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에 따른 보완책으로 기존 담배보다 저렴한 저가 담배를 검토해 볼 것을 당 정책위에 지시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경로당 등 민생현장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토 후 실제 정책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저가 담배 판매 대상 기준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정책위에서 세밀하게 다뤄보겠다"고 전했다.

이같은 방침은 연초 담뱃값 인상 이후 현실화되고 있는 노년 지지층의 이탈을 막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올해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평균 4천500원으로 껑충 뛰면서 노년층 사이에에서는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담배도 못 피게 하느냐", "노인 기초연금 몇 푼 주더니, 담뱃값을 살인적으로 올려 싹 거둬 간다"는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이같은 행태는 '담뱃값 인상은 세수 증대가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이 목적'이라던 기존의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담뱃값 인상은 '서민 증세'라는 지적을 한사코 부인하던 여권이 마침내 '꼼수 증세'였음을 실토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노인들은 살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건강에 신경쓰지 말고 저가 담배 맘대로 피우다 가셔도 된다는 '불효당' 논리", "건강 핑계로 담뱃세 왕창 올려놓고 하는 짓이 이거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반대에도 여권이 저가 담배를 도입한다면 그 가격은 2천500~3천500원 사이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담배 중 가장 저렴한 것은 3천500원 정도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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