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마이애미 크루즈 따라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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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군 경제부장

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 축구대표팀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따라간 적이 있다.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를 얼마나 제대로 했는지 취재하는 것이 1차 목적이었지만 또 다른 개인적인 목적도 있었다. 다름 아니라 '크루즈 천국'으로 불리는 마이애미의 크루즈 시장을 틈틈이 둘러보는 것이었다.

마이애미는 크루즈 6척을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갖추고 연간 500만 명 이상의 크루즈 관광객을 불러들였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크루즈 여행객들이 사계절 크루즈 여행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부산이 잘하는 것으로 승부 걸어야
크루즈와 의료관광 결합 '매력적'
공항 없으면 크루즈도 없어 신공항 필요
국적 크루즈서 외국환자 진료 기대


이곳에선 시내투어를 겸한 4~8시간짜리 당일 크루즈도 있지만 2박3일을 비롯, 열흘 이상의 크루즈 상품까지 선택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세계 최대 크루즈 국제회의로 알려져 있는 '크루즈 시핑 마이애미'도 매년 3월에 이곳에서 열린다. 세계 유수의 크루즈 선사들이 국제회의에 참가해 만남과 정보교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이애미는 크루즈 산업으로 일자리만 17만 개를 만들었고, 경제파급 효과도 연간 20조 원이 넘는다고 했다. 마이애미는 비치(Beach)보다는 크루즈의 도시라 할 만했다.

최근 부산항이 동북아 크루즈의 중심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편중돼 있던 세계 크루즈 시장이 아시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부산항만공사가 근래에 크루즈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산은 2003년 18차례 크루즈선이 입항해 6천396명의 관광객이 들어왔다. 지난해엔 크루즈선이 110차례나 찾아 약 25만 명이 방문했다. 입항횟수는 6배, 관광객은 39배 각각 늘어난 것이다. 올해도 140차례 정도 입항해 28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인 16만t급 퀀텀호도 입항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는 7월에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10만t급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는 크루즈 전용부두가 마침내 완공된다. 크루즈 전용부두는 기존의 북항 3부두 쪽에 위풍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크루즈 전용부두 공사는 완료됐지만 주변 편의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부산항대교 교각 밑으로 대형 크루즈선이 입항할 날이 머지않았다.

크루즈 거점항만을 지향하는 부산은 마이애미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무엇이 오늘의 마이애미가 있게 했는지 파악하고 그 장점을 흡수해야 한다.

아직 걸음마 수준인 부산이 마이애미 크루즈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그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잘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면 된다. 부산만의 크루즈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하나가 메디컬 투어리즘, 의료관광이다.

크루즈와 의료관광이 만나 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면 아주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서면 '메디컬 스트리트'의 의료진이 한국크루즈의료관광협의회를 만들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수차례 중국을 찾았고, 올해는 일본을 방문해 해외환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크루즈 관광은 서울이나 대구 등은 절대 따라할 수 없는 부산만의 블루칩이라는 점에서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7월 개장할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내에 크루즈 의료관광을 홍보할 부스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국제공항이 없으면 크루즈도 없다. 제대로 된 공항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크루즈 모항이 되기 어렵다. 다수의 크루즈 승객이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덕신공항이 있어야 크루즈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한국크루즈의료관광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박효순 누네빛안과 원장은 "태극기를 단 국적 크루즈선에 부산의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의료진이 승선해 해외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박 원장의 꿈이 머지않은 날에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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