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금융허브 리더] 한국예탁결제원 유재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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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중심지 발전하려면 판 새로 짜야 한다"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한 한국예탁결제원 유재훈 사장은 2일 "부산의 금융 중심지 발전을 위해서는 판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 와서 첫 느낌.

"서울에서는 금융정책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 금융 공무원과 금융 관계자들에 대한 시각도 예전처럼 우호적이지만 않다. 부산에 오면 전혀 다르다. 부산시와 시민, 언론, 학계 모두가 금융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이 많다. 지방정부도 잘 해보자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국회의원들은 금융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앙 차원에서 금융을 도와주려고 한다. 부산의 큰 장점이다. 부산에 감사한다."

중국 관련 금융 비즈니스
부산에서 주도권 잡아야

-부산의 금융중심지 발전전략.

"부산 이전 금융공기업이 부산 인재 1~2명 더 채용하고, 부산 상품 구매하는 것은 부산 금융 중심지 전략과는 상관없다. 당연한 일이다. 부산화 사업의 일환일 뿐이다. 금융공기업이 부산화를 추구하면 부산이 금융 중심지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부산의 장점이 있다. 전국 어디서도 금융 중심지 발전을 위해 고민하는 정부, 대학, 언론, 시민사회가 있는 도시는 부산뿐이다. 지리적 조건은 차치하고라도. 지역사회의 준비성으로 볼 때 어느 도시가 부산을 이길 수 있겠는가? 문현금융단지를 한 번 더 비약시켜야 한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의 문현금융단지를 어제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 이런 식으로는 금융 중심지 전략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다. 한 번 더 까무러쳐야 한다. 미쳐야 미친다. 그래야 도약과 발전이 있다."

-부산의 위기와 기회.

"부산은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중국 관련 비즈니스는 제조업은 새만금, 서비스는 인천이 가져가는 추세다. 현 정권에서 금융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한다면, 부산이 그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부산은 10년간 노력했다. BIFC에 금융공기업이 이전했다. 부산의 매력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중국, 룩셈부르크, 금융개혁, 핀테크 등등 움직임이 있다. 부산이 이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옛날 방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처리해서는 안 된다. 세상이 바뀌었다. 과거 형태로 금융 중심지 전략을 짜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금까지는 부산이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따져보면 지금까지 뭐 했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지금의 전략을 연장하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금융서비스 산업은 물류, 제조업, 산업단지와는 다른 굉장히 고도화된 서비스산업이다. 금융산업은 산업단지에 공장 대신에 금융기업을 넣는 사고방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전략을 냉정하게 반성하고, 완전히 혁신적인 전략을 생각할 때가 됐다. 지금 부산에는 나름대로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증권박물관 부산 설치 계획.

"경기도 고양시 일산 사옥을 조속히 매각해 그 재원으로 부산에 증권박물관을 짓겠다. 부산에는 그동안 아쉬웠던 부분을 다 보충해서 제대로 짓고 싶다. 올해는 준비 차원에서 부산증권박물관건립 준비반을 발족하고, 산학협동을 통해서 부산의 대학박물관 등에서 기획전시를 추진하겠다.

이병철 기자 peter@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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