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연립정부 구성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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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26일(현지시간) 연립정부 구성에 본격 착수했다.

시리자의 승리로 그리스 현대정치사에서 처음으로 급진 좌파 정부가 들어서고, 알렉시스 치프라스(40) 대표가 최연소 총리가 될 전망이다.

그리스 관영 ANA-MPA 통신은 총리를 맡을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가 이날 오전 그리스독립당의 파노스 캄메노스 당수와 만나 연정 구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치프라스 대표는 또 오후 포타미의 스타브로스 테오도라키스 당수와 회동할 예정이다.

의석 과반 미달 잇단 당수 회동
첫 급진 좌파 정부·최연소 총리
긴축 폐지 공약 이행여부 주목

ANA-MPA 통신은 시리자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르면 이날 내각 인선 등을 확정해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치프라스 대표는 장관직 19명 가운데 시리자가 10명을 진출시킨다는 구상이나 연정 논의에 따라 시리자 측 장관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날 치른 총선 개표 결과, 시리자는 전체 의석(300석) 가운데 149석을 얻어 과반의석에 2석 모자라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스독립당은 득표율 4.75%(13석)로 6위를 기록했지만 연정 참여 1순위로 꼽혔다. 우파 성향이지만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정책방향이 시리자와 같아 선거 전부터 연정 논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리스어로 '강'(江)이란 뜻인 포타미는 득표율 6.05%(17석)로 4위를 기록했지만 현 정부의 구제금융 협상을 지지해 긴축에 반대하는 시리자의 핵심 정책에 이견을 보였다.

시리자가 그리스독립당과만 연정을 구성하면 의석수는 162석에 그치며, 포타미까지 포함하면 189석으로 늘어난다.

한편,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이 승리한데 대해 우려와 기대가 뒤섞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시리자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권력을 잡은 최초의 반(反)긴축 정당"이라며 선거 결과가 유럽 다른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경기 침체로 유럽연합(EU)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이 이는 유럽에서 시리자의 승리는 "극적이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전했다.

개표 결과에 앞서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현지 언론에 나와 그리스 새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약속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승리 수락 연설에서 구제금융 이행 조건인 긴축정책을 폐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실제로 아테네 증시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등의 우려에 따라 장 초반 피레우스은행이 14% 이상 폭락하는 등 종합주가지수는 5%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에 지아니 피텔라 유럽의회 사회당그룹(S&D) 대표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시한 등 그리스 부채 문제에 대한 재협상을 더 이상 터부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치프라스 대표가 그리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선거 공약을 누그러뜨리고 더 중도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은영 기자·일부 연합뉴스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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