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만디버스] 5. 도시재생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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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디버스가 펼치는 자립의 무대, 주인공은 산복도로 주민

'만디버스'를 통해 관광객들이 산복도로에 몰려오면 주민 자립과 도시재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동구 초량동 '까꼬막 게스트하우스'에서 바라본 부산 북항의 전경. 부산항대교와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원태 기자 wkang@

부산 원도심의 지붕인 산복도로는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며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하드웨어 개선이 이뤄진 산복도로는 이제 주민들이 좀 더 나은 경제적 여건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고, 젊은 세대가 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산복도로가 가진 관광자원을 활용하고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바로 '만디버스'가 산복도로 관광과 자립의 기틀을 마련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객 늘면서 주거 환경 개선
만디버스-체험 행사 결합으로
주민이 자립할 여건 마련 가능

관광과 자립, 동시에 좇으려면
거점 시설 운영권 주민 이양도


■만디버스 '관광+자립' 기틀 조성


만디버스는 부산 원도심의 산중턱에 자리잡은 근현대 문화유산과 멋진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관광지를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은 만디버스를 타고 동구를 시작해 중구, 서구, 사하구, 영도구로 이어지는 산복도로를 좀 더 여유있고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디버스를 통해 즐길 수 있는 것은 멋진 경관 뿐만 아니다. 주민들의 소소한 삶의 모습을 바라보며 따스한 옛 추억을 되살려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질 수 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이 시작된 이후 관광객이 점차 늘면서 몇몇 거점시설에서는 주민들이 마련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동구 초량동 '까꼬막'은 관광객들이 묵어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마련됐고, 중구 영주동 '산리협동조합'에서는 주민들이 마련한 떡메 체험과 천일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부산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월부터 1년동안 산복도로 관련 주요 시설인 '이바구 공작소'와 '김민부 전망대' 등 5개 시설의 방문객은 10만 2천여 명에 이른다.

김형균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만디버스는 산복도로를 다양한 콘텐츠와 경제적 기반이 갖춰진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혜은 산리협동조합 사무국장은 "만디버스가 산복도로를 누비고 다닌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산복도로를 관광하고, 주민들이 직접 프로그램 운영자로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민들이 주인공으로 참여해야

도시재생 전문가들은 만디버스로 관광객들이 증가함과 동시에 주민들이 중심이 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산복도로의 활성화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만디버스는 산복도로에 단순히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서 주민들이 산복도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변강훈 부산시 마을공동체 민간협의체 운영위원장은 "도시재생에 있어서 주민들이 조그만 일이라도 직접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만디버스의 개통을 계기로 주민들이 사업의 주체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과 프로젝트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 구청이 맡고 있는 공공 거점 시설들의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넘겨 주민들이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산복도로 내 일부 거점 시설들의 경우 구청이 직접 관리 운영하다보니 오후 6시가 되면 문을 닫고 있어 산복도로의 야경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이 시설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까꼬막'에 마련된 게스트하우스는 각지의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말 예약분(1박 5만원·4인 기준)은 이미 3월 중순까지 예약이 완료됐을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산리협동조합 역시 주민들이 직접 조합원으로 참여해 활발한 자치 활동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지난 2012년 조합 결성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매출이 7천500만 원을 기록하는 등 산복도로 주민 자치 활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복도로가 가진 관광자원으로서의 매력과 자립의 필요성을 잘 버무린다면 이를 연결할 수단은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동호 부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장은 "만디버스를 통해 산복도로를 둘러보는 관광객들이 늘어남과 함께 산복도로 주민들이 참여한 마을 기업들이 참신한 기념품을 제작,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복도로 주민들이 직접 나서 각 마을의 특색을 잘 살린 축제나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만디버스 승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좀 더 마을이 활기를 띨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지역이슈팀=손영신·이호진·이자영

김한수 기자 issue@busan.com


산복도로 주민 거점 시설

■이바구 공작소(동구 망양로 486번길14-13) - 산복도로 이야기 수집 장소

■더 나눔센터(동구 영초윗길 48) -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기념관

■유치환의 우체통(동구 망양로 580번길 2) - 부산항 조망 장소

■까꼬막(동구 망양로 596번길 18) - 게스트하우스

■산리협동조합(중구 영주로 21) - 주민 참여사업 및 다양한 프로그램

■금수현의 음악살롱(중구 망양로 355번길 22) - 작곡가 금수현의 다양한 기록

■한마음행복센터(서구 해돋이로 231번길) - 카페, 다문화 체험

■아미문화학습관(서구 천마산로 410) - '국민 사진가' 최민식 추모 갤러리

■ 닥밭골 문화나눔터(서구 망양로 159번길 10-11) - 행복마을 주민거점센터

■ 고분도리카페(서구 서대신동2가 500-46) - 산복도로 르네상스 거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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