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단지 들어서니 생기 도는 '동천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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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점심시간 문현금융단지 인근 부산진구 중앙시장 주변 식당가에 직장인들이 붐비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가 들어서면서 쇠락한 동천 일대 상권이 부활의 전기를 맞고 있다.

20일 낮 12시께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앞. 점심시간이 되자 BIFC, 부산은행 본점 등 에서 직장인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회사 점퍼를 입거나 신분증 카드를 목에 건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당을 찾아 나섰다.

범천동·범일동·서면 음식점
점심시간 직장인 우르르 몰려
공기업 입주 후 매출 갑절

문현동엔 식당·카페도 늘어
인근 도시철도역 승객 급증


이들은 문현금융단지 맞은편에 있는 부산진구 범천동 중앙시장, 서면, 동구 범일동 등 동천을 끼고 있는 음식점들로 흩어져 들어갔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앞에는 양복을 입은 직장인들이 줄을 섰고, 소문나지 않은 집에도 직장인 손님들로 넘쳤다.

음식점 점주들은 문현금융단지에 공기업들이 입주하기 전보다 매출이 배 이상은 올랐다고 말했다.

2~4층 규모의 주택이 대부분이었던 BIFC 맞은편 남구 문현동 골목에도 식당, 카페가 하나 둘 씩 들어서면서 다소 침체됐던 동네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산만디 협동조합은 이곳에 지난달 15일 찌개전문점 '산만디 부엌'을 열었다.

'산만디 부엌' 이구근(31)점장은 "BIFC 개소를 계기로 직장인 타겟의 식당을 구상해서 식당을 열었다"면서 "원래 주택밖에 없던 동네였는데 앞으로 식당 2곳이 더 들어선다고 들었고, 산만디 조합에서도 식당 1곳을 더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식당뿐만 아니라 주변 사무용품 업체, 타이어 가게 등도 '공공기관 BIFC 입주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같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신규 고객 확보에 들어갔다.

BIFC 상주 직원만 2천 명에 달하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 상권이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남구 문현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김 모(48) 씨는 "지금 전화 통화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의가 많다"면서 "금융단지가 들어서면서 상가 개업 문의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주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문현2동 상가 매매 가격이 3.3㎡(1평) 당 2천 만 원에 달한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한편 문현금융단지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부산 도시철도 2호선 부산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 이용객 수가 지난 14일 기준 3천 587명에 달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BIFC가 들어서기 전 지난해 1~8월 옛 문전역 일 평균 승차 인원은 2천 651명에 불과했는데, BIFC가 8월 말 개소하자 9~12월 일 평균 3천 347명이 이용했다. 이는 약 26% 증가한 수치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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