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바꾸자 '빅 하트 프로젝트'] 2. 국내외 도시들 도심재생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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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다시 뛰니 도시가 살아났다

1980년대 폐선이 된 산업철로를 공원으로 재생해 도심의 관광 명소로 만든 미국 뉴욕 하이라인 파크. 김민정 현장자문위원 제공

전세계가 도심지를 다시 살리는데 몰두하고 있다. 이른바 도심재생 경쟁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뉴욕 첼시 마켓과 하이라인 파크

낡은 공장 벽돌 그대로 살려
음식점과 빈티지 상점으로

1980년대 이후 버려진 철로
나무 심어 공원으로 재단장


뉴욕의 대표적 관광지인 첼시 마켓과 하이라인 파크는 닮은 점이 있다. 낡고 오래된 공장, 버려진 철로가 뉴요커의 아이디어로 재생되어 명소로 거듭났고 주변 경제발전을 이끈다는 점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서쪽에 위치한 첼시 마켓은 1890년도에 세워진 오레오 쿠키 공장이었다.

100년이 넘은 과자공장은 1997년 첼시 마켓이라는 이름의 전통시장으로 재생됐다. 빨간 벽돌 건물안에는 빈티지 카페와 뉴욕을 배경으로 촬영한 인기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유명 브랜드의 베이커리, 브런치 가게 등 식품점이 즐비하다.

건물의 형태는 예전 과자공장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해 뉴욕 산업화 시대의 역사와 현재 뉴욕의 트렌드와 인기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느끼게 해주고 있다.

첼시 마켓에 인접해 있는 하이라인 파크는 뉴요커와 관광객에게 센트럴 파크만큼 인기있는 곳이다. 1930년대 화물수송을 위해 건설돼 미트패킹 지역의 축산물을 공장으로 운송하던 산업철도는 1980년대 육상교통이 발전하면서 쓸모없는 교통수단으로 버려졌다.

20년간 방치됐던 철로는 철거 논의도 있었지만, 역사를 보존하려는 뉴욕 시민들의 노력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버려진 옛 고가 철길에서 기존의 빌딩숲과 어우러진 뉴욕의 대표 공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뉴욕 맨해튼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하이라인 파크에는 뉴욕을 조망할 수 있는 독특한 조형물과 기찻길 형태를 그대로 살린 특이한 조경시설이 갖추어져 연간 4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로 거듭났다. 


문화와 예술 접목한 '재생의 교과서'

마산 창동예술촌

골목마다 주제별로 민·관 합작
도심권 주말 이동량 40% 증가


경남 창원시의 마산 창동예술촌사업은 국내 대표적 도심 재생사업이다. 마산합포구의 원도심인 창동은 마산수출자유지역 당시 경남의 최고 번화가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도시가 쇠퇴하면서 빈점포가 늘어 급격히 슬럼화됐다.

이에 창원시는 2011년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원도심 재생사업을 시작했고, 이제는 4천700여 명의 전국 지자체 관계자가 도심 재생 견학차 창동을 찾는 도심재생의 메카가 됐다.

특히 창동예술촌 조성은 주체별로 역할을 분담한 민·관 합작품이어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창원시는 빈점포 70개를 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창원시가 60%, 건물주가 40%의 임대료를 지원하고 내부 인테리어는 입주할 작가가 부담했다.

창동예술촌 개촌 후 창동지역의 골목길은 쾌적해지고 문화예술인의 감각으로 꾸민 점포는 각각의 테마가 있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문신예술골목', '마산예술흔적 골목','에꼴드 창동골목'으로 나뉜 골목은 마산 합포구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 강점과 도시재생이 결합된 결정체다.

창동의 분위기가 바뀌자 사람들의 발길 역시 이어졌고 빈점포로 음침했던 공간은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끊이지 않게 됐다.

그 결과 도심권 유동인구는 70%, 주말 이동량은 40%가 증가했다.



공구상가가 커피 향기 넘치는 거리로

부산진구 전포동 카페거리

공구점 허물지 않고 인테리어
개성 넘치는 31개 맛집 각광

부산의 대표 상업지 서면 번화가에서 한 블록 벗어난 전포동 뒷골목.

옛 네오스포에서 경남공고 뒤쪽으로 위치한 전자상가와 공구상가 밀집지역에서는 공구상가가 개성있는 카페거리로 재탄생하는 도심재생이 한창이다.

2008년까지 커피숍이 전무하던 이곳에 20, 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의 커피숍 창업이 주를 이루면서 현재 31개의 개성있는 카페와 다양한 상점이 들어섰다. 철물상가와 오래된 상가 옆에 위치한 이곳에서 파리의 대표 디저트 마카롱과 이탈리아의 대표 샌드위치 파니니, 미국식 스테이크 식당, 한국의 전통 떡 카페 등을 모두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공통점은 낡은 형태를 유지하면서 여기에 개성있는 인테리어와 창업아이템을 더한 점이다. 기존 도심이 프랜차이즈 중심의 획일적 상업시설로 가득하다면, 이곳에서는 다양하고 개성있는 레스토랑과 편집 의류 매장, 미용실 등을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최고 장점이다.

그러다보니 복잡한 도심을 피해 해운대와 대학가 등으로 발길을 돌리던 청년층이나 직장인들도 뉴욕의 소호거리, 서울의 홍대 같은 다양한 문화가 있는 카페골목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그렇게 산업화 시대의 유산인 공구상가에서 부산 청춘들의 대표 창업 메카로, 유흥이 아닌 다양한 젊음의 문화아지트로 재생 중이다. 


김 진 기자 jin92@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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