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운동장, 주경기장만 남기고 '현역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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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시설로 전면 재개발…주경기장은 축구전용

부산 스포츠의 산실 구덕운동장이 주경기장만 남기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서구의 한 건물에서 내려다 본 구덕운동장의 주경기장과 야구장, 실내체육관.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 스포츠의 산실인 구덕운동장(6만 6천142㎡)이 주경기장만 남기고 전면 재개발 된다. 주경기장은 축구 전용 구장으로 활용된다.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활용 연구용역을 수행해온 부산발전연구원의 용역과 시민토론회 등을 거친 결과 주경기장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 시설은 철거해 민간개발하는 방안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1971년 체육관, 1973년 종합운동장과 야구장이 건립된 구덕운동장은 1985년 사직종합운동장이 생기면서 전문 체육시설로서의 기능이 약해졌다. 또 시설 노후화로 과도한 유지·보수 비용이 들고, 안전성 문제까지 제기돼 재개발 요구가 빗발쳤다.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민선 6기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사직운동장에 밀려 줄곧 위상 하락
노후화에 안전 문제까지 '골머리'

부산시, 민자로 복합상업시설 추진
"아이파크 전용구장으로 활용하자"
주경기장 잔디 부분만 존치하기로

그동안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시설을 전면 철거해 생활체육공원으로 만드는 안과 주경기장과 야구장을 함께 존치하는 안, 주경기장만을 보존한채 복합시설로 재개발하는 안 등 3가지 안을 놓고 고민해 왔다.

부산시는 종합적 검토 결과 잔디가 깔려 있는 주경기장(8천820㎡)만 존치하고 나머지 주경기장 스탠드와 야구장, 실내체육관, 담벽, 주차장 등은 철거해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최종 낙점했다. 전면 철거의 경우 부산 체육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구덕운동장은 1984년 롯데 자이언츠가 첫 우승을 이룬 장소다. 최동원을 중심으로 한 롯데의 전성기 때 구덕운동장은 야구팬의 함성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또 부산 연고 프로축구 팀인 '부산 아이파크'의 전신인 대우 로얄스의 홈구장으로, 당시 구덕운동장에는 김주성, 안정환, 샤샤 등 유명 축구선수를 보려는 시민들로 매 경기 만원사례를 이루기도 했다.

주경기장과 함께 야구장을 존치하는 방안은 개발가능 공간 축소에 따른 활용 가능공간 제약 때문에 제외됐다.

남아있는 주경기장은 부산이 연고지인 프로축구단 아이파크의 전용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의 이같은 결정은 동부산권에 비해 낙후된 서부산권의 발전 모멘텀을 구덕운동장 활용에서 찾으려는 전략적인 판단이 많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많은 서구 주민들은 구덕운동장 주변의 슬럼화가 심각해 지역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모든 건물을 우선 철거해 재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부산시 역시 서부산권개발을 민선6기의 주요 시정으로 삼고 개발 모멘텀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는 그러나 구덕운동장 개발을 운영과 관리를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재정사업보다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부산시는 최초 사업제안자에 대해서는 공공투자관리센터의 적격성 조사를 거친 뒤 제3자 공고와 제안서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할 계획이다.

부산시가 구상중인 개발방향은 주경기장은 축구장 면적만 살린 상태에서 낡은 스탠드 등은 리모델링하고 주변 철거지역에는 문화와 여가시설은 물론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도록 복합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일반 주거지역으로 돼 있는 용도를 체육시설과 상업지 등으로 바꿔 개발 가능하도록 도시계획시설 변경 절차를 밟기로 했다.

부산시 조유장 비전추진단장은 "구덕운동장의 역사성도 살리고 서부산권 개발도 효율적으로 도모하기 위해 일부 철거로 결정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상권 동반 성장을 충족시킬 수 있는 민간사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진 기자 jin9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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