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화 '국제시장'과 통진당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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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영화 '국제시장'의 감동이 연일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개봉 한 달도 되기 전에 관객수 700만을 돌파하며 실제 영화 촬영 장소인 국제시장을 찾는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다. 영화는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를 시작으로 부산 피란민촌, 파독광부와 간호사, 베트남전쟁과 이산가족찾기 등 굴곡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들의 애환을 다룬다. 영화 국제시장의 감동은 전쟁의 아픔을 딛고 자랑스럽게 일어선 대한민국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대한민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른바 종북세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19일 헌법재판소(헌재)는 통합진보당(통진당)에 대해 정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8 대 1의 압도적 다수로 나타난 이번 결정에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위헌 정당"이라고 명시했다.

헌재 결정 이후 이정희 씨는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민주주의를 죽인 것은 통진당 자신이다. 통진당은 당내 부정경선을 통해 민주주의의 절차를 훼손했고,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짓밟았다.

한마디로 이번 통진당 해산은 엄격한 법치와 민주주의 정신을 통해 사회주의를 위장한 '거짓 민주주의'에 대한 사형선고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통진당에 대한 헌재의 결정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딛고 눈물과 한으로 일궈낸 우리 아버지들의 가치를 지켜낸 것이다. 역사의 유물이 된 시대착오적인 낡은 이념을 좇는 통진당의 활동은 결코 정당활동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서는 안된다.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활동 보장이 국가전복을 획책하는 행위와 결코 동일시 될 수 없다.

통진당이 목적으로 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는 오늘날 최악의 인권유린과 자유를 억압하는 체제이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3대세습의 독재정권 아래 신음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애써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통진당 해산과 북한 인권결의안 안보리 상정, 김정일 사망 3년 등 굵직한 사건들 앞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영화 국제시장은 그 해법을 말해 준다. 주인공인 덕수는 이 힘든 시기를 자식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부모들이 피땀으로 일궈 놓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유산을 받은 우리는 분단시대를 더 이상 후손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눈부신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가 우리 아버지들의 한 맺힌 눈물이었음을 그리하여 이제 남은 통일과제는 우리 몫임을 기억해야 한다. 2015년은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라는 비극의 해이기도 하다. 이제 분단시대의 장벽을 허물고 통일한국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전후 복구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 기적의 밑거름이 된 지역이다. 통일기반구축은 제2의 도시인 부산 지역의 통일공론화를 통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지역에 산재한 전쟁관련 유적지를 문화로 융합하여 이른바 통일문화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피란지역으로서 종착점이 아닌, 이제 부산을 출발하여 평양을 거쳐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는 통일대한민국의 여정을 그려본다. 통일한국이 '먼 미래의 꿈'이 아닌 '우리 시대의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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