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윌유메리미' '마인드C' 강민구 작가 "윌과 메리의 부산 생활,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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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윌유메리미'를 그리는 강민구(필명 마인드C) 작가. 뒤에 보이는 칠판엔 에피소드에 담을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김경현 기자 view@

웹툰은 로그인하는 독자의 나이와 성별을 집계할 수 있다. 눈에 띄게 '20~30대 여성'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만화가 있다. 서울 남자와 부산 여자의 띠동갑 연애기를 그린 네이버 웹툰 '윌유메리미'가 바로 그것이다.

서울 남자 윌이 부산 여자 메리를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알콩달콩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윌과 메리가 맞잡은 손 뒤에는 남포동, 경성대, 광안리 일대가 그려진다.

작가가 운영하는 트위터에는 "'윌유메리미' 보고 부산 여행 왔어요!"라는 인증 사진과 "저기 저 식당 경성대 앞 사거리 3층에 있는 곳이다"라는 팬들의 글이 눈에 띈다. 부산 여자와 결혼하면서 부산에 정착한, 그래서 이제는 명실상부 부산 남자가 된 강민구(38·필명 마인드C) 작가를 만났다.

아내와의 실제 연애담 인기
부산 관광지·사투리도 흥미
"결혼 생활 5년쯤 더 그릴 것"

주인공인 '윌'과 '메리'.

"웹툰에 나오는 내용은 거의 다 실제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부산, 아니 경상도에 친척이나 지인이 없었고 지금의 아내만 믿고 덜컥 내려온 거죠"라며 작가는 운을 뗐다.

부산이라는 공간과 부산 여자 메리의 말투가 만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웃음은 공감을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 독자들은 딱 보면 다 알아요. 일상생활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생활툰'은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예요. 진짜 아내와 있었던 이야기니까 그림의 배경도 그때 남포동, 태종대를 그리는 거죠."

만화에 등장하는 사투리도 꽤나 자연스럽다.

"사투리의 경우에는,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다가오는 자체로 흥미를 줄 수 있습니다. 사투리엔 그런 매력이 있어요. 사실 부산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 만 붙이면 다 사투리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내랑 대화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고, 지금도 아내가 사투리 부분은 꼼꼼히 체크해줍니다."

트위터도 재밌다. 팬들은 매일 아내 자랑을 펼치는 작가를 보면서 배 아파하고, 부러워하고 또 만화에 나온 곳에 방문해 '인증'하는 정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트위터도 만화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독자에게 전하는 팬서비스죠. 만화를 읽은 후에, 혹은 그 사이사이에 궁금했던 것들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윌과 메리가 사는 세상을 열어준다는 느낌으로 운영합니다."

콘텐츠 제작자가 지역에 내려오는 것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제작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고, 그 네트워크 안에 들어가 있어야 일도 원활하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강 작가에게도 그런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전혀 못 느낍니다. 경기도에서 서울까지도 한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열차 타면 세 시간인데 그렇게 먼 곳인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 도심과 붙어 있는 이런 마이애미 식 해변을 좋아합니다. 바다 위로 해가 뜨고 지는 걸 매일매일 보는 게 너무 좋습니다."

강 작가는 각 잡힌 생각, 편견을 싫어하고 그걸 깨려고 애쓰는 편이다.

"웹툰 작가를 보는 시선도 어떤 이미지가 있어요. 보통 추리닝 입고 담배 피우면서 살 거라고 생각하죠. 그런 생각들이 싫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옷도 갖춰 입으려고 노력합니다. 저부터 작가들이 멋지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듬직한 서울 남자 윌이 부산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강 작가는 곧 부산디자인센터에 입주해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윌유메리미'를 5년 정도 더 그릴 생각입니다. 윌과 메리가 결혼하면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아는 분들이 많이 계시던데, 연애 이야기는 프롤로그에 불과합니다. 결혼하고 나서 펼쳐질 이야기가 많이 남았어요. 또 네이버 웹툰이 진입장벽이 높고, 팬을 확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여기까지 온 만큼 꾸준히 보는 독자들과 함께 오래오래 호흡하고 싶어요." 조소희 기자 sso@busan.com

'윌유메리미' 4화 '남포동' 중 일부. 연애 초기 '메리'를 보러 온 '윌'은 부산의 모든 것이 생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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