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기존 '법원이나 검찰청 옆 개업'을 버리고 의뢰인들의 근접이 쉬운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뒤편에 카페 같은 분위기의 사무실을 연 이인수(오른쪽) 변호사. 김병집 기자 bjk@

최근 서면 번화가 한복판에 변호사 사무소가 등장했다. 로스쿨 2기로 지난해 4월 변호사 등록을 마친 새내기 이인수 변호사의 사무소다. 이 변호사는 롯데백화점 후문 바로 앞에다 사무실을 차렸다. 백화점이나 성형외과 등이 있어 여성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이 변호사는 간판에다 '이혼 가사 민사 형사'라고 써 붙였다. 사무소 내부를 마치 카페처럼 꾸미고 테라스를 둔 것도 여성들을 겨냥한 것이다. 토요일에도 문을 열고 상담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이 변호사는 "백화점이나 성형외과도 다 주말에 문을 연다. 의뢰인들이 더 쉽고 편하게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말 남포동 번화가에 사무소를 차린 한창헌(로스쿨 2기) 변호사 역시 이런 선택이 주효했다고 판단한다. 변호사가 직접 상담에 나서는 등 한층 질 높은 서비스를 펼쳤다. 이제 변호사도 세 명이 됐다. 한 변호사는 "과거처럼 의뢰인들이 마냥 오기만을 기다려선 안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변호사들 고객 찾아 지역 분산
법조타운 붙박이 사무소 옛말
생존 경쟁 본격화 신호탄 해석


법원가에 몰렸던 변호사들이 의뢰인을 찾아 부산 곳곳으로 흩어지고 있다.

변호사들도 경쟁 포화로 인한 생존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으로 여기며 지켜보는 분위기다. '법조타운 이탈'은 최근 1년만 봐도 두드러진다. 연제구 '법조타운'에는 여전히 변호사가 가장 많다. 올해 1월 현재 부산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574명 중 505명이 연제구에 사무소를 뒀다. 2013년 말에는 500명 중 444명이었다.

하지만 연제구 이외 지역에도 지난 1년 동안 56명에서 69명으로 늘었다. 특히 중구에는 2013년 말 6명에서 지금은 9명으로 늘어나는 등 변호사들이 '법률 서비스 소외 지역'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변호사 사무소를 둔 변호사가 없던 영도구 금정구 수영구에도 변호사 사무소가 생겼다. 특히 부산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동부지원 등이 있는 해운대구에는 30명 안팎의 변호사가 있지만, 최근에는 법원 인근에서 기업 등 새로운 수요자를 찾아 센텀시티로 둥지를 옮기는 추세다. 부산국제금융센터가 문을 연 남구에도 변호사가 1년 전 1명에서 지금은 7명으로 늘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