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부산 오피스텔… 수요 몰린 상가
'오피스텔 투자는 울고, 상가 투자는 웃었다.'
모바일리서치 업체인 부동산서베이가 부동산114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한해 부산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을 분석한 결과다.
오피스텔 시장은 아파트 분양 시장이 연일 완판 소식으로 호황을 이룬 것과 대조를 이뤘다. 우선 임대수익률이 감소했다. 2012년 2월 6.22%를 기록했던 임대수익률은 지난해 말 5.8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 분석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하락
상가·토지 시장은 활기 찾아
특히 동래구, 해운대구가 5.33%, 5.35%로 저조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단독·다세대 원룸주택과 도시형 생활주택 3천700여 호가 공급됐던데다 올해 역대 최대 물량인 6천952호가 입주를 하는 등 물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물량은 해운대구(2천380호), 부산진구(1천402호), 동구(860호), 수영구(831호)에 집중됐다. 원룸 임대관리회사인 삼일임대관리 왕성호 대표는 "서면에서도 원룸 공급이 큰 폭으로 늘면서 월세가 낮아졌는데도 임차인 구하기 어려워 공실이 80%를 넘는 원룸이 상당수"라며 "임차인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오피스 빌딩도 공급 과잉에 따른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메이트플러스에서 조사한 부산의 오피스 공실률을 살펴보면 2013년 말 9.1%였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13.6%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은 대형 오피스 빌딩에서 높았다. 대형 공실률은 29.6%였는데, 이는 중형 공실률 6.5%의 5배 가까운 수치다.
경기 침체와 더불어 금융기관의 지점 통폐합이 진행되면서 매각 물건이 쏟아져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여기에 센텀시티 지식산업단지가 최근 5년 동안 계속 공급되면서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이나 오피스 빌딩과 달리 상가 시장은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집값이 급하게 올라 추가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은 데다 원룸 임대시장이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상가 쪽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분양한 상가 점포 수는 282개로 지난해보다 52%나 늘었다. 가격이 오르니 상가 공급이 는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 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해운대구와 부산진구로 3.3㎡당 각 2천675만 원이었다.
상가 중에선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인기가 높았다. 안정적인 수익률이 보장될 뿐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이후 창업 수요가 증가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입찰 경쟁률도 높은 편이다. 지난 11월 금정구 부곡동의 한 아파트 상가는 감정가 7천100만 원의 180%인 1억 2천75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상가가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토지시장도 활기를 찾는 모습이었다.
LH공사의 전체 토지거래량 중 상업 업무용은 12월 현재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3.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대지 거래량도 전년보다 25.6%나 늘었다. 반면 공장 거래량은 1년 새 45.9%가 감소해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
이영래 대표는 "상업 업무용이나 나대지는 대체로 상가 건물 신축을 염두에 둔 거래"라면서 "당분간 계속될 저금리 시대에 비춰 상가 시장은 내년에도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임태섭 기자 tsl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