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부산관광공사, 경영 정상화 대책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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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말에 출범한 부산관광공사가 자율적 예산 편성 등에 한계를 드러내며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해운대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부산관광공사 CI 선포식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지역 관광·마이스(MICE) 산업의 컨트롤 타워인 부산관광공사가 자본금 확충 등 경영 정상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김수병(59) 사장은 지난 19일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둔 시점에 부산시에 사직서를 제출(본보 12월 19일 8면 보도)했다. 전임인 엄경섭 초대 사장도 2013년 9월 조직 내 인사 잡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사장 사직, 연이은 경영 공백
부산시에 예속… 자율성 잃어
자체 사업 예산 10억 원 불과

아르피나 소유권 이전 시급
'주식회사형' 전환 목소리도

초대 사장에 이어 2대 사장까지 갑자기 사직하면서 2012년 말 설립된 부산관광공사는 부산 관광·마이스 업계의 현안 해결은 물론 중장기적 청사진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잇따른 공백 사태는 부산시에 예속돼 경영 자율성을 잃어버린 부산관광공사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 만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부산시 산하 공기업이다 보니 사업 집행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해 시의 눈치를 보는 일도 잦았다.

부산관광공사의 만성적인 예산 부족 문제도 심각해 의욕적인 사업 추진을 어렵게 했다.

부산관광공사는 부산시에서 매년 223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는다. 전체 223억 원 예산 중에서 인건비와 시 위탁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부산관광공사가 자체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예산은 1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부산관광공사가 의욕을 갖고 자체 기획사업을 벌일 수 있는 예산이 거의 없는 셈이다.

부산관광공사의 예산 규모를 확충하려면 아르피나 유스호스텔(건물 토지 포함 450억 원 추정) 소유권을 시급히 이전해야 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방공기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공기업은 전년도 자본금의 10%만 다른 법인에 출자하거나 투자할 수 있다.450억 상당의 아르피나 소유권이 관광공사로 이전된다면 자본금이 불어나 매년 45억 원 정도 가용 예산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또 부산관광공사는 출범 첫해에 이어 올해도 약 23억 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사장의 갑작스러운 퇴진이 각종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없는 부산관광공사의 구조적인 문제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관광·마이스 업계 등에서는 부산관광공사 경영 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부산시 산하 공기업에서 '주식회사형 공기업' 등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 관광업체를 주주로 참여시킨다면 관광업계의 현안을 정확히 반영해 관광산업을 한층 활성화시키는 한편 공사의 경영 여건도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아르피나 유스호스텔의 소유권 이전을 최대한 서두르는 등 관광공사의 곳간을 빨리 채워야만 다양한 신규 투자 사업에 나설 수 있다"며 "근본적인 처방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누가 사장으로 오더라도 소신껏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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