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서울시향 사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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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에 이어 부산시향도 예술과 행정이 충돌하고 있다.

부산시향의 리신차오(왼쪽 사진) 수석 지휘자가 시향 단원 공개 전형에서 부산문화회관(관장 박성택·오른쪽 사진) 측과 마찰을 일으키고 돌연 전형장을 박차고 나가는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그는 다음날 부산시청을 방문해 서병수 시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불발됐다. 시향 수석지휘자가 행정과 갈등을 일으켜 시장 면담을 시도한 것은 부산음악계에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부산문화회관 관장 박성택
시향 수석지휘자 리신차오
연주자 인사 두고 마찰


부산시향은 지난 15일 공석인 클라리넷과 호른 수석연주자의 공개 전형 절차를 가졌다. 이 때 리신차오는 클라리넷과 호른 주자가 중요한 포지션이므로 점수 합산제가 아닌 심사위원 간에 의견을 나누는 사정 회의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부산문화회관 측은 "수석 지휘자가 미리 생각해 둔 인물을 채용하려는 의도이며 규정에도 없는 요구"라며 거부했다. 이에 리신차오가 전형장을 박차고 나가고, 회관 측이 전형을 강행하면서 양측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가 됐다.

박 관장은 "시향 단원 선발 과정에 의혹의 시선이 많아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리신차오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향 수석 지휘자라 앞으로도 원칙대로 하겠다"라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리신차오는 시장 면담이 불발되자 홍기호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만나 △예술적 결정을 지키는 어려움 △문화회관의 지속적 의심 사례 △명예 회복 등 세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그는 또 "나는 부산이라는 도시를 사랑한다. 나는 일에 관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처음으로 부산시를 찾았다. 이것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사퇴가능성도 시사했다.

홍 국장은 "오해가 많은 것 같다. 부산시가 적극 중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부산 음악인들의 시선도 양분돼 있는 상태다. 박 관장을 지지하는 측은 "전형 잡음을 없애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한다. 반면 리신차오를 지지하는 측은 "관장의 소통력과 통솔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고 주장한다.

박태성 선임기자 p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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