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선임기자의 레드카펫] '한민족 그리고 조선족'다큐 전화성 감독 재능기부 연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전화성 감독

카이스트(KAIST) 출신 영화 감독으로 화제를 모은 전화성(38) 감독이 새로운 연출시도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10일 선보인 '한민족 그리고 조선족'은 제목이 암시하듯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 동포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대담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말 그대로 방송사 스튜디오에 토론자를 출연시켜 사전 선정된 주제를 갖고 토론하는 것. 61분의 러닝타임을 고려하면 어쩌면 영화라기 보단 '61분 토론'이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특별히 연출되거나 세트와 컴퓨터그래픽(CG)으로 가공된 화면이 없는 날 것 그대로라 꽤나 신선한 영화적 시도다.

토론의 사회는 전화성 감독이 직접 맡았고, 조선족인 박연희 재한동포 문인협회 사무국장, 길림성 도문과 연길 출신인 문주광, 김해연 학생, 한국인 직장인 박규리, 유은조 씨가 '배우'로 나섰다.

영화는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100만 시대'를 넘어 어느덧 130만명을 웃돌고 있다는 자막으로 시작을 알린다. 이 가운데 60만명 가량이 재중동포, 즉 조선족. 그러면서 '조선족이 누구냐?'란 질문을 던진 뒤 과연 이 물음에 정확한 대답을 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라며 의문부호를 띄운다. 나아가 그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며 우려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이 대담 다큐의 방향성은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한국인과 조선족의 차이점에 대해 토론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영화는 △역사관 △이중 정체성 △코리안 드림 △사회적 문제 △역할 찾기 등 여섯 개의 소주제를 나눠 진행된다. 특히 토론자들은 "한국에서 큰 소리로 말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것은 중국어 영향" "한국서 조선족들이 주로 공장이나 식당 등에서 일하고 있어 중국에서 못 사는 사람들이란 편견과 오해를 받는다" "한국내 조선족과의 소통이 장기적 관점에선 통일의 기초가 될 것" 등의 가감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작품은 전 감독과 한국YWCA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YWCA는 여성인권향상과 사회약자들을 알리기 위해 기획을 마련했고, 외식주문중개업체인 씨엔티테크를 운영중인 전 감독이 재능기부 차원에서 연출에 기꺼이 참여했다. 영화 수익금 전액은 YWCA의 북한 어린이 분유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네 번째 영화를 연출한 전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작은 포부를 곁들였다. tokm@


김호일

문화부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