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이 몰려온다] 2. 부산과 아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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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문화원에 10개국 공관 유치 '아세안 거점 도시'로 거듭난다

취임후 첫 해외순방지로 동남아를 선택한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 9월 29일 캄보디아 프놈펜시를 방문, 파 소치테봉 프놈펜시장과 교류증진 합의 의사록 체결식을 갖고 있다. 부산시 제공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과 최다 자매도시의 인연을 맺고 있는 부산은 경제적·문화적 파트너 도시의 굳건한 지위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한·아세안 거점 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특히 일대일 정상회의 개최 등 정부의 아세안 주도권 확보 움직임을 최대한 활용해 동남아문화원 내 아세안 공관 유치와 부산 기업의 아세안 진출 확대, 아세안 기업의 부산 투자 촉진 등 실질적인 성과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세안은 부산의 제2수출국
자매결연 도시론 광역시 최다
부산 거주 동남아인 2만 명 육박
도시 위상 비약적 발전 기대

■아세안의 자매 도시들


부산에 거주하는 동남아 주민은 1만 8천360여 명으로 부산 전체 외국인의 34%에 달한다. 부산은 아세안 6개 국가의 6개 도시와 자매도시를 체결했는데 이는 인천 5곳, 서울 3곳 등 다른 광역 단체보다 훨씬 많다.

1994년 인도네시아의 수라바야, 1995년 베트남의 호치민, 2009년 캄보디아의 프놈펜, 2011년 필리핀의 세부주, 태국의 방콕, 2013년 미얀마의 양곤와 차례로 자매·우호결연을 체결해 문화 교류와 친선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자매도시의 공무원을 초청해 시정연수를 실시하고, 기술을 지원하고 봉사단을 파견 하는 등 소방·수산·의료·항만 등 분야별 맞춤형 ODA(공적원조개발)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서병수 시장은 취임 첫 순방지로, 미얀마의 양곤, 태국의 방콕, 캄보디아의 프놈펜 등을 정하고 지역기업의 생산거점을 개척, 판매시장을 확보하는 등 부산과 우호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

이와 관련 정경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기반으로 부산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을 이어 주는 중요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들과 원활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 부산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교류하는 부산-아세안

아세안에 진출한 부산 기업은 8개국 322개사다. 지난 2013년 부산지역의 대 아세안 수출액은 21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7.4% 증가한 수치다. 전년 대비 부산의 전체 수출액이 2.2% 감소한 것에 비추어 보면 상대적으로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크게 증가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주요 품목으로는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이 전년대비 무려 322% 증가한 1억 8천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최근 조선경기가 살아나면서 선박 관련 수출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철강판 등의 수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산의 대표 산업인 신발 수출도 2009년 한 차례 내리막을 겪었으나 다시 꾸준한 증가 추세로 전년 대비 18.5%가 증가했다.

편직물과 원동기 및 펌프도 꾸준히 늘어 각각 21.6%, 14% 증가했다.

대 아세안 수입액은 총 11억 8천만 달러 중 목재류가 9천200만 달러로 가장 많다.아세안은 전년 기준 부산의 제2위 수출국, 제5위 수입국으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교역 파트너다.

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한국과 아세안 간 1천353억 달러 규모의 수출입 물동량이 부산항을 통해 나가고 들어오는 등 아세안과 부산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부산은 다른 지자체보다 먼저 아세안 국가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광역자치단체 중 아세안 6개국 6개 도시와 결연을 맺고 있는 최다 자매도시다. 지난 2월 21일 부산~미얀마 양곤 전세기 취항식 모습(왼쪽)과 2011년 12월 16일 필리핀 세부주에서 열린 자매결연 협정 사진. 부산일보 DB

■문화 교류하는 부산-아세안

부산과 아세안은 2011년 한·아세안 현대미디어아트전, 2013년 교통협력포럼, 2013년 부산국제관광전 참가와 같은 민·관 차원의 문화 교류도 활발하다.

부산은 현재 동남아지역 8개 도시와 주 166회의 직항편을 운항, 교류가 원활하도록 돕고 있다.

내년 부산 해운대에 세워질 '아시아 영화학교'는 부산이 아시아 영화의 메카로 더욱 공고히 자리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부산에는 인도네시아센터, 필리핀 문화원 등이 동남아 문화 교류의 거점역할을 하고 있으며 각 대학에서도 매년 동남아 국가 유학생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부산외국어대학교는 동남아 국가의 다양한 언어학과가 개설돼 동남아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동남아 지역연구의 거점역할을 하고 있는 동남아지역원이 부산외대 내 설립돼 있어 인재풀도 다양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얀마어과를 개설중인 부산외대 측은 정상회의 기간 중 미안마 떼인 세인 대통령에 명예박사 학위도 수여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반들이 동남아문화원의 부산유치에 마중물이 됐음은 물론이다.



■동남아문화원 활용 등 향후 과제

한국이 아세안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일대일 정상회의를 여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은 이같은 분위기를 십분 활용해 국제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부산에 들어설 동남아문화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남권에 동남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아세안 각국은 영남권에 영사관을 설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도 이를 인식하고 외교부와 정책 협의에 들어갔다. 시는 현재 동남아문화원을 지상 4층 규모로 건립할 예정인데 실시설계를 할 때 아세안 각국의 공관을 넣을 수 있도록 이를 확장하자고 외교부에 제안했다.

외교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에는 러시아 일본 중국 미국 등 4곳의 영사관과 대만 대표부가 있다. 10개국 공관이 들어오면 명실공히 인프라를 갖춘 국제도시로 성장하게 된다

정해문 총장은 "부산시가 동남아문화원 건립과 한·아세안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 사회·경제적으로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 부산은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진 기자 jin9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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