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아시아판 온라인 공개 수업 추진 장제국 동서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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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아시아로 뻗어나갈 도약대 됐으면"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젊은이들이 기회의 땅 아시아로 나아가야 한다"며 "아시아 대학 80곳이 참여하는 아시아판 MOOC의 출범은 그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재찬 기자 chan@

"세계 인구의 60%가 아시아에 살고 있습니다. 아시아는 2050년까지 전 세계 GDP의 51%를 담당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바야흐로 아시아의 시대가 오고 있는 거지요. 우리 젊은이들이 기회의 땅인 아시아로 뻗어나갈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장제국(50) 동서대 총장은 아시아대학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동서대가 아시아대학총장포럼(AUPF) 총회의 승인을 받아 아시아대학 80곳이 참여하는 온라인 강좌 개설에 합의하고 대학 간 MOU(양해각서) 체결을 이끌어낸 것은 그 네트워크 강화의 실질적인 발걸음이라 할 만하다.

장 총장은 이를 '아시아판 MOOC'로 불렀다. MOOC(Massive Open Oline Course)는 온라인 공개수업으로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상호참여적 거대 규모의 교육을 의미한다.

'상호참여 거대 교육' 틀 마련시도
미국 중심 온라인 강의와 차별화
80개 대학서 80개 강좌 개설
동서대가 강의시스템 플랫폼 역할

"MOOC는 현재 하버드나 스탠퍼드 등 미국의 유명 대학들이 세계에 전송하는 온라인 강의가 주류를 이룹니다. 하지만 아시아판 MOOC란 아시아 대학들이 서로 연대해 다양한 지역의 학문적 성과들을 모아 온라인으로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아시아가 학문적 콘텐츠를 받기만 하는 수용의 처지에서 적극적으로 생산하는 주체로 바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 아시아판 MOOC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는 게 장 총장의 설명이다. 우선 80곳 대학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과목 하나씩을 맡아 80개의 강좌가 개설되므로 무엇보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 미국 중심의 MOOC와 차별화하기 위해 아시아지역에 특화된 연구분야를 중점으로 실질적인 퀄리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동서대의 경우는 남북관계 관련 과목을 집중적으로 탑재할 방침이다.

아시아판 MOOC는 또 장기적으로 각 과목을 각 대학의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킴으로써 상호협력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수업뿐만 아니라 과제 제출, 대학 간 협정을 통한 학점 인정까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에 속한다. 강좌는 과목당 2학점씩 15주 분량이 될 전망.

장 총장은 "특히 동서대는 이 강의 시스템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 아시아 각 대학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우리 대학 서버에 올려 첨단 IT 기술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향해 그 내용을 발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동서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준비과정을 거쳐 9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며, 향후 더 많은 대학을 참여시켜 단계적으로 과목을 늘려 나간다는 복안이다.

장 총장이 아시아판 MOOC를 제안한 것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대학총장포럼 총회다. 총회 승인을 받은 뒤 지난 한 해 동안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연구에 들어갔고 지난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대학총장포럼에서 공식적으로 추인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서 동서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는 이른바 'GAA(Global Access Asia)'를 발족시킨다는 합의도 이끌어냈다.

1992년 창설된 아시아대학총장포럼은 현재 20개국에서 10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매년 아시아국가를 돌아가며 총회를 개최해 오고 있는데, 동서대는 장 총장이 부임한 2009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해 2012년 총회를 유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각국 학생들에게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아시아여름프그램(Asia Summer Program)을 제안해 11개국 27개 대학 400여 명이 참가하는 3주간의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매년 각국을 돌아가며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데 이어 내년 일본 도쿄, 2016년 태국 방콕 등 개최지가 이미 정해진 상태다.

장 총장은 "한류가 예능에만 있는 게 아니라 학문과 교육 분야에서도, 그리고 지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아시아판 MOOC는 아시아 시대를 앞두고 아시아적 가치, 아시아의 다양성을 세계에 알려 나가는 주춧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김건수 기자 kswoo33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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