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욕망이 트렌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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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2015 가면을 쓴 사람들 / 김용섭

지난 몇 년 동안 소셜네트워크(SNS)는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얼굴을 보지 않고도 SNS를 통해 안부를 전할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하기보다 문자로 연락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라이프 트렌드2015 가면을 쓴 사람들'은 이 같은 사회 경향을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간 책이다. 제목에 나오는 '가면을 쓴 사람들' 역시 소셜네트워크 안에 숨은 이들을 뜻하고 있다.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 안에서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노출한다. 일종의 가면이다.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있고 가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면을 벗고 싶다고 토로하는 이도 있다.

SNS·라이프 스타일·문화 코드…
사회 경향 알면 미래 대비 가능

라이프 트렌드2015 가면을 쓴 사람들 / 김용섭
책은 SNS에 빠진 이들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트렌드는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고,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리 인지도 높은 트렌드 리더가 적극적으로 퍼뜨려도 대중이 받아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는 현상이 될 뿐이다. 그래서 트렌드는 일종의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다. 점점 개인화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엇이 트렌드가 된다는 것은 그들의 공통 욕망에 해당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이 책이 가진 의미를 단적으로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문화 코드(culture code)'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비즈니스&소비(business&consumption)' 등 3개의 장으로 나눠 있고 각 장마다 세부 트렌드를 짚고 있다. '가면을 쓴 사람들' '킨포크 스타일과 잉여들의 전성시대' '식탐사회, 특별함을 먹다' '잠들지 않는 대한민국, 시간을 팝니다' 등 에세이처럼 편하게 구성돼있어 책장은 잘 넘어간다.

요즘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육아 예능'을 분석한 장을 살펴보자. 3대가 사는 대가족은 거의 사라졌고 이젠 가족이 함께 밥 먹고 모여 앉아 TV를 보는 것조차 줄어든다. 가족의 해체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TV의 '가족 예능'은 넘쳐나고 있다.

대가족이 많고 가족 관계가 원만한 것이 당연하던 시대에는 가족 얘기 자체가 관심이 아니었다. 누구나 누리는 일상은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줄어들며 가족은 결핍의 요소가 되었다. 저자는 이 같은 사회적인 배경을 설명하며 TV 속 '가족 예능'이 사랑받는 트렌드를 설명한다.

외국에 등장한 시간에 따라 요금을 받는 '시간제 카페'도 소개한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며 이제 시간을 파는 비즈니스가 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잠자지 않고 밤에 깨어있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그들의 허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서비스들도 늘어날 것 같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현상을 분석하며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이다. 2015년을 한 발 앞서 만나고 준비하라는 것이다. /김용섭 지음/부키/368쪽/1만 5천 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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