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정보고 야구부 풋내기들의 대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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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롯데기 부경고와 부산정보고의 경기에서 4회 초 2사 1루 부경고 장효준의 중전 안타 때 1루 주자 최명훈이 홈에서 세이프되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부산정보고의 '풋내기' 야구부가 파란을 일으켰다.

16일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제3회 롯데기 부산고교야구대회 첫날 1경기에서 부산정보고가 부경고를 맞아 7-6 행운의 승리를 거뒀다.

지역대회 첫 출전한 신생팀
롯데기서 부경고에 7-6 승리
1학년·예비 1학년 14명 분전

부산정보고 야구부는 '야도' 부산에서 무려 30년 만에 창단된 고교 야구부다. 이번 대회 승패보다는 지역 대회 첫 출전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신생팀 지휘봉을 잡은 최태곤(47) 감독도 경기 전 "승패에 연연하기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싶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이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출전 소감을 밝힐 정도. 첫 출전이니만큼 선수 육성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9월 창단한 부산정보고 야구부는 개막 전부터 최약체로 분류됐다. 1학년 선수 6명과 입학 예정인 중학교 3학년 선수 8명으로 꾸려진 팀은 실전 경험은커녕 기본적인 훈련량도 부족한 상태다. 최 감독은 "심지어 정식 야구부를 '야구 써클' 정도로 생각하고 많은 학생이 무더기로 지원서를 넣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며 "관심 가져준 학생들은 많아 고마웠지만 고교 야구부는 취미 생활로 하는 야구와 달라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기합이 잔뜩 들어간 부산정보고는 첫 경기에서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1학년이 중심이 된 풋내기 야구부의 패기가 경기 초반부터 부경고를 몰아붙이기 시작한 것.

2회 초 부경고에 2점을 먼저 내준 부산정보고는 곧바로 공수교대 이후 대거 4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대량 득점을 노린다면 언제든지 변수가 생길 수 있다"던 최 감독의 예상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4회와 5회 서로 한 점씩을 허용한 양 팀은 9회 초 부경고가 다시 한 점을 추가하면서 6-6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상대적으로 경륜이 앞서는 부경고의 승리가 예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산정보고는 9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폭투로 운 좋게 1점을 추가해 승리를 움켜쥐었다.

이날의 수훈선수는 누가 뭐라 해도 부경고의 타선을 상대로 분전한 2명의 1학년 투수들이다. 선발로 나온 1학년 우완 박성민이 6과 1/3이닝을 4실점 하며 호투했고, 7회 초 친구에게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동갑내기 우완 오석주가 2실점으로 부경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타선에서는 1학년 우익수 김두한이 4타수 3안타를 몰아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최 감독은 "기본적인 부분에 충실하며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는데 상대가 일부 방심한 것도 있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80개가 넘는 공을 던지며 땀 흘려준 선발 박성민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부산고는 부산공고를 11대 6으로, 경남고는 개성고를 3-0으로 각각 제압했다.

권상국·안준영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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