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성의 세상속으로] 부산 해양관광 활성화의 '골든타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논설위원

#1. 2012년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아트쇼 부산 2012'(미술품 판매시장)가 열렸다. 고가의 미술품이 많이 팔려 첫 회 치고는 성공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 구매자 대부분이 서울에서 내려온 모 금융사 PB고객들이었다. 그들이 왜 부산에 왔을까. 주관사의 영업전략이다. 금융사는 VIP 관리를 위해 매년 사은행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그 행사는 VIP 고객들에겐 식상한 골프 및 온천여행이 대부분이다. 그런 그들에게 바다낚시를 겸한 요트투어를 제안한 것이다. 결과는 대호응이었다.

#2. 지난 2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제10회 부산불꽃축제가 열렸다. 주변 일대가 시민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그런데 그 환호가 육지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광안대교 너머 바다에서도 나왔다. 부산 인근은 물론 통영, 여수, 그리고 멀리 제주에서부터 몰려온 수백 척의 배에 승선한 사람들의 탄성이었다. 배의 종류도 요트와 보트, 유람선,여객선, 심지어 국제여객선까지 다양했다. 실제 해경이 밝힌 신고된 배 척수만 299척이며 승선 인원은 1만여 명이었다.

인프라 구축 및 법령·제도의 개선 절실
요트 크루즈 개막, 관광 활성화 계기로


웬 뜬금없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부산 해양관광의 발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위 사례에서 보듯 해양관광을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많다. 또 부산은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제반 여건을 잘 갖추고 있다. 즉 수요가 있고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양관광은 지속되고 또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부산의 해양관광 실태는 어떠한가.

먼저 해양관광의 바로미터인 관광유람선 현황을 보자. 현재 부산에서 운항되고 있는 연안 유람선은 10여 척이 전부다. 그중 내놓을 만한 유람선은 '티파니 21'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머지 유람선은 통통배 수준이다. 그런데 그 배들마저도 대부분 선령이 20년을 넘어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해양관광의 메카라 하는 부산의 현주소다.

해양관광의 꽃으로 불리는 요트투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최대 요트경기장이 있는 도시답게 다양한 형태의 요트는 많다. 바람만 이용하는 초소형 딩기급에서 기·범선 겸용 파워보트까지 망라한다. 하지만 이 대부분은 개인 취미 활동용이다. 관광객이 탈 수 있는 합법적 요트는 찾기 힘들다.

해양관광은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로 중요성이 더 커진다. 요트 등 레저선박이 대표적이다. 이들 선박의 세계 건조시장 규모는 연 50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다. 600억 달러의 세계 조선시장에 육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작단계다. 레저선박 건조 시장 중 한국의 비중은 0.02%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조선 및 IT기술을 접목하면 승산과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 블루오션이다. 레저선박 건조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국내 수요부터 진작시켜야 한다. 해양수산부가 마리나 건설 등 수요 진작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선 이유다. 해양산업의 메카를 지향하는 부산 역시 손놓고 있을 순 없다. 해양관광 활성화가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지난 25일 용호만부두를 모항으로 하는 92인승 카타마란(쌍동선) 요트가 유람선 운항을 시작했다. 또 지난 12일에는 동백섬마리나에서 역시 카타마란 70인승 요트가 상업투어를 본격화했다. 바야흐로 부산에도 고급형 요트 크루즈가 막을 올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해양관광 전체 활성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런 부분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렵사리 시작한 요트 크루즈도 한갓 멋진 풍광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결국 초점은 사람들, 특히 관광객들을 얼마나 많이 불러 모을 수 있느냐에 있다. 지금은 그것을 위해 부산시와 관계기관, 사업자들이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을 시점이다. abcji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