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위해 악역 맡은 게 죄라면 죄 이젠 더 못 참아… 법적 대응 방침"

부산 사직구장에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을 반대했다'는 뉴스가 나돌았다. 27일 사직구장을 찾으니 공 코치는 마무리 훈련을 하느라 그라운드에서 펑고를 치고 있었다. '할 말이 없다'고 피하던 그를 자리에 앉히니 작정한 듯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뉴스는 봤나

"아내가 아침에 기사를 보여주며 '대체 이게 뭐냐?'고 묻더라. 머리가 띵 하더라."


-'친프런트 코치'로 분류됐던데

"20년 넘게 롯데 한 직장에서 알고 지내온 분들과 날을 세우고 살아야 하나? 팀 동료와 허물없이 지내온 게 친프런트 분류 기준이라면 친프런트가 맞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가?

"지금은 팀을 떠난 투수코치와 육두문자 써가며 언성을 높인 적 있다. 하루는 경기 중에 불펜 투수 한 명을 교체하는데 투수랑 투수코치랑 공을 주고받으며 눈도 안 마주치더라. 비시즌 기간 감독을 비난했다고, 본인과 안 친하다고 시즌 내내 대우 못 받던 불펜 투수 몇 명 있는 건 다들 알지 않나? '저거 저러다 사단 나겠다' 싶어 '특정 투수를 편애하는 거 아니냐'고 투수 A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그랬더니 밖에서는 야수 담당인 내가 프런트 앞잡이가 돼서 투수조 운용에 간섭한 걸로 나오더라."


-'이간질' 오해가 있단 말인가?

"5월에 권두조 코치가 쫓겨날 때 화가 나서 선수들 모아놓고 한바탕 퍼부은 것도 사실이다. 난 구식인가 보다. 지금도 선수가 훈련량을 명분 삼아 코치를 쫓아낸다는 걸 아무리 받아들이려고 해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전까지 수비 실책을 범한 선수에게 벌금을 걷어왔다. 호수비한 선수에게 상금으로 주곤하던 돈이 있었는데 그거 전부 찾아와서 집어던지듯이 넘겨줬다. '그래, 얼마나 잘하는지 한 번 보자'고 소리 지르면서. 그러고 방을 나오니 그 앞에 그 코치가 떡하니 있더라. 그때 완전히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곤 롯데의 추락이 있었다

"승률이 곤두박질쳤다. 결국, 그 코치가 1군에서 사라졌다.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 나이도 어린 후배를 직접 찾아갔다. 화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난 어차피 이 팀 떠날 거고 주동자로 찍혀 있는 판에 그럴 생각 없다'고 하더라. 그 뒤였다. 내가 차기 감독 후보라며 언론에 오르내리더니 뭇매를 맞기 시작한 게. 결국 오늘은 내 실명까지 나오며 선수들이 항명했다고 하더라."


-언론플레이에 당했다고 생각하나?

"악역하고 싶어 하는 사람 누가 있나? 남들 보는 앞에서 온갖 점잖은 척 다하더니 팀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피해자 행세하는 게 말이 되나? 그래놓고는 야구인 모임 가서 '그 팀 이제 좀 시끄러울 겁니다' 떠들고 다니는 거 다 듣는다."


-해명하고 싶은 이야기는

"로이스터 시절 자율야구 하며 잘 나간 것도 맞다. 자율이라도 어느 정도 성적에 대한 '간절함'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1992년 우승한 뒤로 20년 넘게 욕을 먹고 있다. 포스트시즌이라도 한 번 가면 저렇게 좋아하는 팬을 보고 어떻게든 한 번 해보자고 발버둥 친 게 이런 식으로 돌아왔다. 나도 더는 못 참겠다. 이번 건과 관련해서 법적인 대응 하겠다."

권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