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되는 약 이야기] 진통제? 진통소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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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대부분 약국이 조제봉투에 처방내역과 처방약의 효능, 효과를 인쇄해서 환자들에게 준다. 약을 받은 환자들은 조제봉투를 보면 자신이 복용하는 약 이름이 무엇인지, 무슨 효과를 가진 약인지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본인인 복용하는 약 중에 왜 특정 약이 처방됐는지를 묻는 환자가 최근 늘었다. 그중 가장 관심이 큰 것이 진통소염제다. 이를 사람들은 흔히 진통제라고 부른다.

어느 날이었다. 무릎관절 때문에 정형외과에 들러서 약국에 온 50대 중반의 남성도 그랬다.

"약사님! 제가 먹는 약 중에 진통제가 들어 있네요?"

"아니요! 진통소염제가 처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는 다짜고짜 말한다.

"진통제는 안 먹으렵니다. 무릎이 좋지 않아서 치료했는데, 진통제를 먹으려고 병원에 간 게 아니거든요!"

막무가내로 진통소염제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진통소염제를 환자들은 병의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단순히 통증만 없애는 진통제로 오해하고 복용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오히려 치료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 남성이 지칭한 것도 진통제가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진통소염제다. 즉, 단순히 통증만을 없애는 약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비인후과에서는 호흡기 계통에 염증이 생겼을 때 항생제와 함께 진통소염제를 처방한다.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하고, 이미 생긴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진통소염제를 처방하는 것이다. 정형외과에서도 관절 부위에 생긴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진통소염제를 처방한다.

몸에 염증이 생기면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진통 효과를 가진 소염제를 사용하면 통증과 염증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통증을 줄이기 위한 진통제만을 처방하는 경우는 드물다. 암 말기 환자이거나 중증 환자 등 원인 치료보다 진통이 더 시급한 경우 외에는 거의 없다. 진통소염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반응을 보이지 말고 약사에게 진통소염제에 대해 상세하게 물어보고 편한 마음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창욱


부산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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