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광장] 신조어 '창렬푸드'와 '혜자푸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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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홍보와 달리 실속 없이 내용이 부실한 식품에 이름 붙인 '창렬푸드'가 온라인에서 열풍이다. 사진은 소가 턱없이 부실한 찐빵의 모습.

'창렬' 열풍이 뜨겁다.

김보성의 '의리' 열풍에 이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창렬'이다. 열풍은 가격 대비 구성이 알차지 못한 식품에 누리꾼들이 '창렬'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비롯됐다. 식품업계의 과대포장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재미있게 비틀어서 비판하는 신조어가 탄생한 것이다.

'그 겨울, 창렬이 분다'는 제목의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사진에는 대표적인 겨울 식품 찐빵이 나온다. 그런데 찐빵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상하다. 보통 찐빵들과는 다르게 소가 매우 부실하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창렬푸드 또 등장했네요' '○○○찐빵도 이렇던데 요새 창렬 아닌 게 없어요' '세상은 바야흐로 대창렬 시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다른 부실 식품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신조어 '창렬'은 가수 김창렬의 이름을 건 편의점 즉석식품 이름에서 유래했다. 한 누리꾼이 김창렬의 이름이 걸린 즉석식품이 지나치게 비싼 데다 과대포장까지 했다며 사진을 찍어 올린 것이다. 사진은 삽시간에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를 통해 퍼져나갔고 '창렬'은 부실한 식품을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포털사이트에 '창렬'을 입력하면 각종 부실 식품의 이미지가 쏟아지듯 나온다.

서울 한강에는 '창렬'의 이름을 빌린 배 '고잉 창렬호'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28일 국산 과자의 과대포장 문제를 알리기 위해 대학생들이 각종 과자 160여 봉지를 테이프로 고정해 뗏목을 만든 것이다. 뗏목은 과자 봉지에 든 질소의 부력 때문에 가라앉지 않은 채 900m 너비의 한강을 무사히 건넜다.

'창렬푸드'의 의미와 반대되는 말도 등장했다. 바로 '혜자푸드'다. 이 역시 탤런트 김혜자의 이름을 내건 편의점 즉석식품 이름에서 유래했다. 다른 식품들과는 달리 가격 대비 내용물이 알차 '창렬푸드'와 대비되는 신조어로 사용된다.

편의점 식품을 애용하는 자취생 신민철(25) 씨는 "즉석식품이나 과자를 열어보면 포장에 비해 내용물이 부실해 허탈했던 적이 많아 식품을 구매하기 전 스마트폰으로 창렬푸드인지 혜자푸드인지 검색해보고 산다"며 "이번 붐을 계기로 식품업계들이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창렬의 이름을 건 몇몇 즉석식품은 누리꾼들의 거센 풍자적 항의에 식품 내용물을 알차게 바꾸기도 했다. pyonulist@gmail.com


표태준 시민기자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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