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다이빙벨' 공동 연출자 안해룡 감독 "정부 비판이 아니라 왜 그랬는지 묻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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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이빙벨'의 공동 연출자인 안해룡 감독이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화 인턴기자

"구난 도구 한 번 써 보는 게 왜 저렇게 힘들까, 그 구난 도구를 제안한 사람은 왜 여당 국회의원들과 언론에서 사기·살인범 소리를 들어야 했을까, 이런 의문을 제기하려고 만든 영화를 왜 상영조차 못하게 막는 걸까. 이 세 가지가 궁금했습니다. 근원적인 의문이 풀리지 않았고, 영화는 그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자는 게 아닙니다."

이번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가장 화제작으로 떠오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공동 연출자인 안해룡 감독의 말이다.

안 감독은 참사 직후부터 영상으로 기록을 남긴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로부터 다큐멘터리 제작 제안을 받고 영화로 완성될 수 있도록 편집과 정리 역할을 맡았다. 다큐 감독으로서 그의 눈에는 다이빙벨이라는 구난 장비의 투입을 둘러싼 논쟁과 당국의 대응, 언론의 태도가 세월호 참사의 한 단면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례라는 확신이 들었다.

논란 끝 어제 예정대로 상영
"다이빙벨 투입 논쟁 자체가
세월호 참사 한 단면 보여 줘"


"영화를 보고 세월호 사건이 왜 참사가 되었는지, 구조 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이런 다양한 질문들을 관객들이 더 많이 해 주신다면 이 의문투성이 상황에서 벗어나 조금은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영화는 그저 작은 질문의 실마리를 던진 것에 불과해요."

이런 질문조차 막으려는 일각의 기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영화 '다이빙벨'은 희생자나 유족의 얘기가 아닙니다. 무고한 시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되는 구조의 책임을 져야 할 권력과,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언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판이 아니라 의문 제기고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영화제는 편향적인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편향적인 영화를 상영하게 하는 것이라는 정지영 감독의 말이 떠올랐다.


     

안 감독은 1996년 단편 '블랙 코리안'을 시작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아직도 아물지 않는 상처들'(2003),'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2007) 등을 연출한 감독이다.

한편 이날 이상호·안해룡 감독과의 GV(관객과의만남)에서 한 여성은 "구조가 실패했다는 언론만 믿고 왜 그렇게 됐는지 의아했는데 오늘 영화를 보니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겠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시민들은 꼭 이 영화를 봐야 할 것 같다. BIFF가 아니면 일반 상영관에서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데 이 자리에 계신 시민들과 기자 여러분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

한편 논란 끝에 6일 예정대로 '다이빙벨'이 상영되자 상영 취소를 요구했던 정부와 부산시의 반응에 이목이 집중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는 6일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BIFF에 대한 어떤 조치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6일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을 출처로 일부 언론이 '문화체육관광부, BIFF 예산 지원 중단 압박'이라고 보도하자, 곧바로 문광부는 "BIFF 국고 지원과 관련해 이 위원장에게 어떠한 발언도 한 사실이 없다"는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영상제작=박정욱 PD, 이상봉 대학생인턴
http://youtu.be/iCdisYtkT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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